1월은, 퀸즈 갬빗

숨 고르기

by 깔깔마녀

2026년 1월 30일, 오전 10시 15분.

오늘 아침 6시 30분에 눈을 떠 이 시간까지 내가 한 일은, 두 끼를 먹은 것. 그게 전부였다.

어제 낮에 먹은 고기는 식체로 이어졌고, 오늘 아침엔 첫 끼를 최소한의 에너지로만 채웠다. 소화제 덕분이었을까, 이내 허기가 몰려와 감자 하나를 더 먹었다. 그럼에도 세 시간 뒤, ‘조금만 더’로 시작한 간식은 결국 ‘보통’의 식사로 이어졌다.

드디어 엔진이 돈다.


1월도 이틀 채 남지 않았다. 작년 12월 31일의 마음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는데, 벌써 새해 첫 달의 마지막 주를 관통하고 있다. 계획과는 달리 일이 많았다.

지속되는 추위도 한몫했지만, 그것은 내가 바꿀 수 없는 환경이므로 변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해가 바뀐다고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스스로 체력도 오르고 몸 상태도 달라졌다고 느껴, 기대를 조금 크게 했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의욕이 앞섰고, 다시 내 몸에는 적신호가 켜지고 말았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실망은 딱 하루, 그것도 반나절을 넘기지 않았다.

모두 내 선택이었고, 주어진 상황이 그렇다 하더라도, 최종 결정권자는 나 자신이었다. 자책할 수도 있었지만, 더는 그러지 않았다. 그냥 가볍게 넘어갔다.



한 때,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거리를 둘 수 있었듯, 올 1월에도 제목을 붙여 명명하기로 했다.

1월의 제목은? 퀸즈 갬빗.

체스의 고수는 아니지만, 의도적으로 수를 버려야 한다면 1월이 그런 달이 아니었을까 한다. 현 상황이 불리하다면, 잠시 관망해도 좋을 것이다. 어차피 답을 줄 세상이 아니라면, 그것에 매이기보다 다음 수를 위해 몸을 낮추는 것도 방법이다.

더는 일어난 일에 질문도 의문도 품지 말자. 물론 수시로 그 습관이 다시 고개를 들겠지만.


대신, 그럴싸하게 포장하며 마무리하면 스토리가 탄생한다.

2026년 1월은 흘려보내는 달? 버리는 수?

그럼 너무 식상하고, 미련이 남을 거 같다. 멋지게 보내줘야겠다.

1월은 퀸즈 *갬빗~~

체스 오프닝에서 퀸 쪽(Queen’s side)의 폰을 일부러 내주는 것—전략적 희생일 뿐이다. 더 중요한 11개월이 아직 내게 남아 있다.

1월의 추위와 무리함으로 한 수 물러났지만, 원점으로 돌아간 것은 아님을, 나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숨을 고르고 다시 걸어가면 된다.


참, 변하지 않는 사실 하나를 생각하니 힘이 난다.

겨울 뒤에 다시 겨울은 오지 않는다는 것.

곧 다가올 봄을 기대하며, 나를 독려하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 어느 노인은 84일 동안 고기를 잡지 못했지만, 85일째 청새치를 포획했다. 그 시간 동안 자신을 끊임없이 격려했을 것이다.

30일이 추웠다면, 마지막 31일은 또 달라질 수 있다.

설령 우리가 살아온 시간이 그 84일과 닮아 있었다 해도, 다가올 시간만큼은 85일째에 찾아온 기쁨과도 같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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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bit = 갬빗 희생, 덫, 제물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gambetto”에서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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