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 열대과일이 제사상에 오르는 날“
얼마 전 신문을 보니
2050년쯤 되면 기온이 상승해서
생태계에 크나큰 변화가 온다고 한다.
밤나무도 없어진다고 하고
동태나 조기 또한
우리 바다에서는 멸종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제사 때
‘홍동백서니 좌포우회니’ 하는 말은
모두 옛말이 될 것이다.
동태가 잡히지 않으니
북어포 대신 오징어포를 놓게 될 것이고,
조기도 멸종됐으니
열대어가 조기를 대신할 것이다.
밤과 사과도 없으니
그 자리는
열대과일인 멜론이나 파인애플이 차지하겠지.
우리야 그때가 되면
제사상을 받는 신세가 되어 있겠지만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옛날에는
백 년은 지나야 세대 차이가 난다고 했는데,
요즘은 쌍둥이도 세대 차이를 느낀다 하니
웃어야 하는가, 울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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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글은 늘 진지한 이야기 속에
따뜻한 유머와 사람 냄새를 담고 있다.
기후 변화, 생태계 붕괴 같은 무거운 주제를
‘제사상’이라는 일상적 상징으로 풀어낸
이 글을 읽으며
나는 슬며시 웃고, 또 오래 생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