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문장들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by 밍키

시골의 문장들___

“ 열대과일이 제사상에 오르는 날“


얼마 전 신문을 보니

2050년쯤 되면 기온이 상승해서

생태계에 크나큰 변화가 온다고 한다.

밤나무도 없어진다고 하고

동태나 조기 또한

우리 바다에서는 멸종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제사 때

‘홍동백서니 좌포우회니’ 하는 말은

모두 옛말이 될 것이다.

동태가 잡히지 않으니

북어포 대신 오징어포를 놓게 될 것이고,

조기도 멸종됐으니

열대어가 조기를 대신할 것이다.

밤과 사과도 없으니

그 자리는

열대과일인 멜론이나 파인애플이 차지하겠지.

우리야 그때가 되면

제사상을 받는 신세가 되어 있겠지만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옛날에는

백 년은 지나야 세대 차이가 난다고 했는데,

요즘은 쌍둥이도 세대 차이를 느낀다 하니

웃어야 하는가, 울어야 하는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버지의 글은 늘 진지한 이야기 속에

따뜻한 유머와 사람 냄새를 담고 있다.

기후 변화, 생태계 붕괴 같은 무거운 주제를

‘제사상’이라는 일상적 상징으로 풀어낸

이 글을 읽으며

나는 슬며시 웃고, 또 오래 생각하게 됐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골의 문장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