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고사리 한 배낭, 봄날의 기쁨”
이삼일 전에 올라온 고사리라 그런지
연해서 손만 대면 똑똑 꺾인다.
올해 고사리라 그런지
열댓 개만 꺾어도 손 아궁이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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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난생처음 꺾어보는 고사리가
재미있는지 정신없이 꺾고 있다.
우리는 산비탈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두어 시간 고사리를 꺾었고
내 배낭엔 벌써 고사리가 넘쳐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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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돌아보니
절반도 못 꺾었다.
“여태껏 그것밖에 못 꺾었냐?”
“이렇게 많이 꺾었는데 적다니, 무슨 망발이냐?”
그래도 기쁜지
친구는 고사리를 만지작거리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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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는 아직도
한 배낭은 더 꺾을 수 있을 정도로 지천이다.
나는 친구 배낭에도
한가득 고사리를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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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를 한 배낭 꺾은 친구는
기쁨을 숨기지 못하고
입을 터진 팥자루처럼 벌리며
연신 기뻐한다.
해는 벌써
한낮을 지나 서쪽 하늘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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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봄날 산에서
한 배낭 고사리를 꺾은 기쁨을
그대로 담아낸 작은 기행문처럼 느껴져.
손끝으로 전해지는 고사리의 연함,
처음 꺾어보는 친구의 들뜬 얼굴,
조금은 장난스러운 말다툼.
이 모든 게 자연과 우정과 계절이 어우러진 기쁨이었겠지.
아버지에게 봄은
푸른 것을 품에 안고 내려오는 시간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