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의 한 문장
밍키의 한 문장
시간을 건너 돌아온 인사
2013년, 나는 홍보팀장이었다.
그해 여름, 부회장의 부탁으로
한 달간 대학생 인턴 한 명을 받았다.
처음엔 단순히 ‘도와주는 친구’ 정도로 생각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알게 됐다.
그 친구는 참 진국이었다.
성실하고 따뜻하고,
무엇보다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을 줄
아는 아이였다.
일을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그 친구의 가족 이야기도 들었다.
아버지는 삼성 공채 수석 입사자였고,
외삼촌은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보컬이라고 했다.
호기심 어린 이야기들을 나누며
조금씩 가까워졌다.
한 달의 인턴 기간이 끝나고,
그 친구는 유학을 갔다.
그런데 방학 때면 한국에 와서
내 일을 자원봉사로 도와주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가끔 안부를 주고받았다.
시간이 흘러,
그 친구가 내게 다시 연락을 준 건 지난주였다.
“홍보 전문가로 일한 지 4년 차예요.
오늘 기자 미팅하러 무교동에 왔는데,
초록우산 간판이 보여서
문득 팀장님 생각이 나 연락드려요.”
그 문자를 읽는 순간,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이 밀려왔다.
그저 짧은 안부였는데,
마치 오래된 마음 한켠을 다정히 쓰다듬는 듯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그때의 ‘진심’이
시간을 건너 돌아온 것 같았다.
인턴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바라봤던 마음,
함께 일하던 시간 속에서
작게라도 남겨진 진심의 결.
그건 결국 사라지지 않고
그 친구의 기억 어딘가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시간은 많은 걸 흐리게 하지만,
진심만은 흐르지 않는다.
때로는 편지처럼,
때로는 문장처럼,
혹은 이렇게 한 통의 안부로 돌아온다.
그날 나는 오래 전의 나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때의 진심이 지금의 나를 위로했다.
그래서 그 연락이 반갑고, 참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