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_
“정월 대보름, 부럼과 귀 밝기 술”
정월 대보름날에는
눈 뜨자마자 호두나 땅콩, 잣, 밤 같은 견과류로
"딱!" 소리가 나도록 부럼부터 깨문다.
부럼을 깨무는 이유는
일 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예방하는 차원에서 전해져 오는 풍습이다.
부럼을 깨물고 나면 오곡밥에
아홉 가지나물(도라지, 고사리, 취나물, 콩나물, 무나물, 버섯, 고구마순, 호박고지, 가지나물, 묵나물)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는 귀 밝기 술까지 마신다.
대보름날 귀 밝기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질 뿐만 아니라
눈 또한 맑아져서
기쁘고 즐거운 일만 보고 듣게 된다고 해서
술을 마시지 못하는 아이들도 조금씩 마시게 한다.
귀 밝기 술을 마시고 나면 더위를 팔러 나선다.
누구든 불러서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세요"라면서 더위를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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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아버지의 글 속 정월 대보름은,
단순한 명절이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나누던 기원의 의식이었다.
부럼을 깨고, 귀 밝기 술을 마시고,
더위를 팔며 웃던 풍경 속에는
새해를 온몸으로 맞이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
잊고 있던 오래된 풍습의 의미를,
아버지 글을 통해 다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