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농사, 생명을 기르는 일“
농사란,
사업을 하다가 망했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농사일은 단순히 땅을 갈고 씨를 뿌리는
일이 아니라,
식물에 대한 깊은 지식과 기술,
정성과 애정 없이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는 일이다.
공장에서 만드는 물건처럼
원료를 넣으면 기계가 밤낮으로
찍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농사는 살아 있는 생명을 기르는 일이다.
자식을 기르듯, 섬세하고 세심하게 보살펴야 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이 땅에서는
곡식마다 기르는 시기와 조건이 다르고,
제때 심고 가꾸지 않으면 결실을 얻을 수 없다.
벼를 가을에 심고, 보리를 여름에 심고,
김장 배추를 봄에 심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농사는 공장 생산과 다르다.
이 사실을 모르고 시골로 내려온 이들은,
결국 다시 도시로 돌아가게 된다.
"농사는 생명을 기르는 일이다"라는
말이 가슴에 박힌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속도와 수익을 좇을 때,
농사는 묵묵히 자연의 시간을 따라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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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글을 읽으며,
삶도 농사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급하지 않고, 억지 부리지 않고,
제때 심고, 기다리고, 돌보아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
지금 내 삶에도,
조금 더 기다리고 돌보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