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문장들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by 밍키

시골의 문장들__

”입동, 김장철의 풍경“

입동(立冬)이 다가서니

김장 담그는 계절이 돌아왔다.

채소전에는 김장을 담그려는

배추, 깍두기, 동치미 무, 총각무가

시집가는 새색시처럼 곱게 단장하고

돌담 울처럼 쌓여 있고,

그 옆으로 굵은 대파, 생강, 마늘, 쪽파,

갓이 장기판의 졸처럼

구색을 맞춰 줄지어 늘어서 있다.

새우젓가게에는 살이 통통한 육젓이 제철을

만난 듯 불티나게 팔리고,

고추 방앗간은 고추를 빻느라 방앗간마다

참새떼처럼

아낙네들이 모여서 북적거린다.

소금가게에도 소금이 불티나게 팔리고,

온 마을은 김장을 준비하는 손길들로 활기를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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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은 단순한 음식 준비가 아니라

계절을 함께 맞이하고, 겨울을 함께 견디겠다는

마음의 준비였던 것 같다.

방앗간에 모여 북적이는 아낙네들,

장터에 가득한 채소와 소금들.

그 풍경 속에는 겨울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지혜와

힘이 있었다.

아버지 글을 읽다 보니

눈앞에 그 분주한 겨울 준비의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문득,

나도 그렇게 누군가와 함께 계절을 준비하고,

삶을 버티는 마음을 배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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