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디딜방아와 가래떡“
쌀 두어 말을 찧으려면 한나절은
디딜방아를 밟아야 했다.
한나절을 디딜방아를 찧고 나면 다리는
천근만근 무겁고,
이마에서는 비지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요즘이야 현대화된 방앗간 덕에 방아 찧는
일이 식은 죽 먹기나 마찬가지지만,
내 어린 시절엔 방아 찧는 일은 참으로
고된 일이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떡보다 맛있는 것이 많아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내 어린 시절에는 먹거리가 별로 없어
집에서 떡을 한다면 그날 하루는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기분 좋은 날이었다.
떡방아를 찧고 가마솥에 떡시루를 얹어
쪄서 가래떡을 뺀다며
아버지께서 리어카에 떡시루를 싣고
방앗간으로 가시고 나면,
우리는 집에서 이때나 저때나 목 빠지게
가래떡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께서 막 뽑아낸 따끈따끈한
가래떡을 들고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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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하나에도 하루 종일 설렜던 그 시절.
고단한 몸 위에 쌓였던 작은 기쁨들.
아버지 글을 읽으며,
기다림의 가치를 잊지 않았던 시간이 떠올랐다.
지금은 쉽게 얻는 것이 많아졌지만,
그때의 땀과 설렘이 있었기에
우리는 사소한 것에도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버지의 문장 속 가래떡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기다림이 주는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