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밤을 꼴닥 새우고도
아침 일찍 나가지 않아서
좋다.
의자에 내려진 발을 끌어 올려 시린 발을
문지르지 않고 따스한 돌침대에
스윽 밀어 넣을 수 있어
좋다.
바닥에 담요를 깔거나
의자를 붙여 허리를 뉘이지 않아서
좋다.
땀으로 차오르는 복대를 허리에 두르지 않아도
견딜 수 있는 날들이 많아서
좋다.
내 가족을 위해 보리차를 끓이고
국을 끓이고 밥을 차려 내는 일이
일상이 되어 가는 날이
좋다.
손전화 알람소리에 놀라지 않아도 되고
십날과 이십다섯날, 한달에 두번은 꼭
치루고 메꿔 나가야 하는 신경증에서
훌훌 벗을 수 있어서
좋다.
생각과 마음이 따로 국밥처럼 놓이지 않고
언제나 바른쪽으로 움직이는 날이 많아
좋다.
바른쪽에서
그 때 그 사람들이 오는 일, 오고 있음이
좋다.
그냥좋다
다 좋다.
참 좋다.
늦게자고 일찍 일어 나거나
늦게자고 늦게 일어 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