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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Dec 10. 2018

그냥 좋다


늦은 밤, 밤을 꼴닥 새우고도 

아침 일찍 나가지 않아서 

좋다.


의자에 내려진 발을 끌어 올려 시린 발을 

문지르지 않고 따스한 돌침대에 

스윽 밀어 넣을 수 있어 

좋다.


바닥에 담요를 깔거나  

의자를 붙여 허리를 뉘이지 않아서 

좋다.


땀으로 차오르는 복대를 허리에 두르지 않아도 

견딜 수 있는 날들이 많아서 

좋다.  


내 가족을 위해 보리차를 끓이고 

국을 끓이고 밥을 차려 내는 일이 

일상이 되어 가는 날이 

좋다.


손전화 알람소리에 놀라지 않아도 되고

십날과 이십다섯날, 한달에 두번은 꼭 

치루고 메꿔 나가야 하는 신경증에서 

훌훌 벗을 수 있어서 

좋다.


생각과 마음이 따로 국밥처럼 놓이지 않고 

언제나 바른쪽으로 움직이는 날이 많아 

좋다.


바른쪽에서 

그 때 그 사람들이 오는 일, 오고 있음이 

 좋다.


그냥좋다

다 좋다. 

참 좋다. 



늦게자고 일찍 일어 나거나 

늦게자고 늦게 일어 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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