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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Dec 10. 2018

2018년 10월 28일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 쌀을 씻고 

전기밥솥을 누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집에서 밥을 짓는 일을 합니다. 


눈뜨는 아침이면 옷을 챙겨입고 모두가 잠든 

고요속에 홀로 분주히 연구소에 나갔습니다.

가족의 식사는  각자 알아서 ...


연구소 샷다를 올리고 문을 열고 밤새 갇혀 있는 

공기를 빼내는 일을 합니다.

오늘 하루도 전화통에 불이 나게 해주시고 

메일이 쌓여 답신을 못할 정도로 바쁘게 해주시길 

간절히 바래 보는 아침을... 집에서보다 연구소에서 

아침은 참 많이도 분주하게  맞이 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족식사 준비는 오묘한 감정을 가져왔습니다.

소고기 무 국을 끓이고 생선을 굽고 김치와 구운김을 썰고 

잘라서 접시에 담아 내는 일이 조금 ,, 

아니 많이 어색했습니다.


네 식구가 식탁에 앉았습니다. 

이 일로 오랜만에 이루어지는 

거사(?)입니다.


각자의 생활에서, 

지나 온 시간들을 참 바쁘게 살아왔구나 싶습니다.

짧은 식사시간, 실속없는 대화지만 

'함께 했다'는 의미는 

새삼스레 다가오는 의미는 왜일까요?


우리는, 나는 

지난 시간동안 그렇게 살았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너무 무심했다는 자책감, 

가까이 있으니 

너무 함부로 했다는 생각이 

이 짧은 식사시간에 

오만가지 생각이 

나를 붙잡고 흔들어 댑니다.


너무 멀리 보지 말 것이며, 

무언지 모르는 무엇을 위해 

내달리지 말것이며, 

뜬구름은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생각하고 

손을 뻗어 잡으려고 용쓰지 말 것을 

또 새겨 봅니다.


오랜만에 식탁에서 느껴 보는 작은 행복, 

아니 큰 행복이었습니다. 

소중함은 늘 가까이 있는데 

멀리서 찾으려고 했었나 봅니다.


식탁위에 수저를 올리고 

밥과 국을 나란히 내린다.

배추와 알타리가 접시를 곱게 물들이고 

반짝 반짝 검은 김은 

번지르하게 누워있다.


온가족이 오랜만에 둘러 앉았다.

바쁘게 들어올리는 수저사이로 

의미없는 대화가 오고가지만 

함께 했음에 추억이 될 것이기에 

잃어버리고 살았던 소종한 것은 

늘 가까이 있음을..

잊고 살았던 자신에 

화들짝 놀란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추억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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