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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Nov 11. 2019

시작은 끝을 향해 달려 가는 것이다.

시작은 

끝을 향해 달려 가는 것이다.




언제나

마지막이라는 것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또.


마지막으로 진행 될 회기를 계획하면서 

기관의 예산 때문에 

생각했던 식재료가 부족할 거 같아 

당근과 가지를 사비로 구입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활동은 

준비 된 닭고기를 끓는 물에 데쳐 낸 후 

후추와 다진마늘, 맛술에 재어 두는 것이다. 


닭고기 특유를 냄새를 잡기 위해  재우는 동안 

들어갈 채소를 준비한다.

고구마, 가지, 당근은 길게 자르고 

세모모양으로 어슷하게 자른다, 

양파는 큼직하게 잘라서 준비한다.


대부분 연세가 드신 어르신과 장애인이라 

칼 사용이 용이하지 않다. 

당근과 고구마는 재질이 딱딱하여 

자르는데 위험이 따른다. 그래서 

고구마와 당근을 길게 반으로 잘라 

자른 면이 도마 위에 올려져 

흔들림이 없이 안전하게 자를 수 있게 

준비한다.


그 다음은 조림간장물을 만드는 일이다.

물 2컵에 간장 2컵, 조청 반컵, 설탕 반숟가락을 넣고 

저어서 골고루 섞어 준비한다. 



닭고기를 재어 둔 팬을 불 위에 올리고 

센불에서 뒤적여 준다. 어느 정도 열이 

가해졌다 싶으면 조림간장물을 넣어 준다. 

조림간장물이 팔팔 끓으면 

고구마, 당근을 넣고 중불로 줄인다. 

뚜껑을 덮어 10분 기다렸다가 

뚜껑을 열고 한 김을 날려 보낸 뒤 

국자로 뒤적여 골고루 간이 베이도록 한다.

가지와 양파를 넣고 뒤적인다.


젓가락으로 고구마를 눌러 보고 

닭고기를 찔러 보아 핏물이 나오지 않고 

쏙 젓가락이 들어가면 

불조절을 통하여 국물의 농도를 맞춘다.

이때 간도 본다. 너무 짜지 않게 

닭고기를 그냥 뜯어 먹어도 맛나게 

되었다면 오케이다. 


어르신들이라 짭짜롬한 것을 선호할지 

모르지만 싱겁고 심심하게 드시라고 

권유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이 한가득 포장해가기를 희망하는지라

만든 닭찜은 식혀서 반찬통에 담고 

남은 국물에 밥을 넣고 짜작짜작 

볶음밥으로 새로운 맛을 보여 드리려고 한다. 


참여자가 많지만 그럼에도 안전한 분위기에서 

어르신과 장애인이 느끼는 신나고 신선하고 신기한 

요리활동으로 환경과 시간과 상황에 구애받지 아니하고 

그들의 특성과 수준에 맞는 

방법을 알고 방식을 찾고 방향을 제시하는 

알찬 수업이 될 것임을 약속한다.


또 

이렇게 마지막을 준비하면서 

짠한 마음을 추스리고 있다. 언제쯤 

훌훌 홀가분한 마지막 수업이 될 수 있을까.


20191111.한국요리치료연구소권명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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