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노래 선물


프리랜서의 ....

마지막 수업은 언제나 그러하지만 나는 아침부터 마음이 울렁거린다. 이 곳에서의 수업은 짧았지만 마음에 남아 있는 기억이 많다. 허허벌판 같은 장소, 칸막이도 문도 없는 공유 휴게실에서 수업을 진행했고. 그러기에 오며가며 많은 사람들이 기웃거리며 "대체 무얼 만들고 있나' 하며 물어 보기도 했다. 건물이 윗층에는 작업장과 함께 있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시각에 작업한 물량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운반되고 있기에 사람소리, 기계소리 등등으로 약간의 소란스러움이 동반되었다. 거기에 모두가 아는 얼굴이라 참여자가 동료의 이름을 부르면서 "나는 지금 요리하고 있다."고 자랑을 하면서 아는 체를 하는 통에, 아주, 엄청, 산만하고 소란스러운 분위기에서 진행을 해야만 했다. 이러한 악조건(?)의 수업환경과는 다르게, 참여자들은 신났고 즐거워했다. 한마디로 적어도 이 시간만큼은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장애인의 활동환경이 조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특히 우리는 요리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칼을 사용해야 하고 불을 사용해야 한다. 그나마 3회기까지는 실습 선생님이 계셔 도움이 되었는데 4, 5회기에는 실습이 끝났고 담당자만이 참석을 해 주었다. 담당자는 사무실이나 작업장에 일이 있을 때는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그나마 참여 인원이 5명이었고, 참여자와 의사소통이 어느정도 가능했기에 가능했다.


참여자들이 요리활동을 즐거워하는 모습은 행동에서 알 수 있다. 참여자 몇명은 시간이 10분이나 남아있음에도 내려와서 담당선생님께 혼(?)이 나기도 하고, 먼저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수레를 끌며 물건을 나르고 있는 오빠(?)를 불러 빨리 오라고 하는 장면과 그 오빠는 아직 일이 안끝났다고 승질(?)을 부리는 장면. " 나도 온다고(오고 싶다고), 일 해야지(끝내고 와야지)." 하면서 채근하는 동생(?)에게 설명을 조곤조곤하는 모습에서 이다. 그들은 지난 주에 무엇을 만들었으며, 다음에는 무엇을 만들고 싶다고 표현했다. 회기가 길다면(적어도 10회기) 그들의 요구에 맞춰 활동을 변경해서 할 수 있지만, 짧은 회기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이 되어 있고 담당자가 미리 준비해 두기 때문에 변경이 불가할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참여자의 특성과 수준에 맞게 과정을 이어갔다. 불고기가 마지막임을 알고 있는 참여자들. 지난 주에 만들어 간 제육볶음은 엄마랑, 아빠랑, 아니면 혼자서 다 먹었다고, 맛있었다고 했다. 만남 인사를 나누고 나이가 많은 참여자가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강사님께 선물이 있어요." 라고 했다. 참여자의 말씀에 나는 순간 당황했다. '난, 선물은 준비하지 못했는데....' 그동안 수많은 기관과 센터를, 장애인을 부모를, 강사를 만났지만, 기관에서 혹은 부모님이, 담당자가 그동안 수고했다고 커피, 비누, 화분, 컵, 수건 등의 선물을 해 주신 적이 있지만 수업에 참여하는 장애인들이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당황했는지도 모른다.


캡처1.JPG

마지막 수업, 3시 30분에 마무리를 지어야 되는 수업은 50분을 향해 갔고 한 분씩 포장을 해서 가방에 넣는 것으로 오늘의 수업은 끝이 났다. 마지막 인사를 하려는데.... 그들이 준비한 선물이 도착했다. 참여자 다섯분이 일어나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무대)인사를 시작으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노래 선물을 들려주고 있었다. 잠시 생각에 머물렀다. '나는 여기서의 수업에 최선을 다했는가?" 하는 떨림이 일어났다. 그들이 부르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는 내가 불러 드려야 되는 노래여야 하는데, 그들이 나의 수고로움과 고마움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부르고 있음에 괜히 부끄럽고.... 그들이 노래를 끝까지 불렀다면 가슴 밑바닥부터 차 오르는 따닷한 마음이 변해서 어쩌면 그 자리에서 울었을지도 모른다.(난, 눈물이 많다) 내가 장애인과 함께 한 25년의 시간, 그리고 장애인과 요리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5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기관에서 다양한 참여자를 만나고, 부모를 만나고, 담당자를 만났지만. 그들(장애인)이 마음을 담아 불러 주는 노래 선물은 25년 일을 하면서도 처음 받는 기쁨, 울컥, 짠함을 넘어 감동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