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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Jun 10. 2023

편식이 심해요.

행동수정 4

편식이란, 편식은 다양한 이유로 인해 특정 음식 또는 식재료를 먹지 않거나 특정 음식과 식재료만을 고집하여 먹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편식을 개인이 가지고 있는 취향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개인의 취향이라고 일컫는 편식과 섭식장애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편식은 특정 음식 또는 식재료의 맛이나 식감에 까다로운 식습관과 감각으로 느껴지는 혐오감을 수반하는 것이다. 섭식장애는 거식증과 폭식증 등 체중증가의 두려움과 신체상과 관련된 문제이다. 섭식장애는 의학적인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발달장애인에게 뚜렷하게 나타나는 편식문제는 먼저 먹는 모습을 관찰해 본다.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의학적, 신경적 문제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 발달장애 아동의 편식은 음식 또는 식재료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식재료의 냄새가 강하거나, 색이 진하거나, 식감으로 인해 음식을 거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미각의 문제, 청각의 예민함을 동반하는 감각적인 문제로 인해 섭식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러므로 장애아동의 편식은 대체로 감각문제로 인한 변화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나타난다. 변화에 대한 거부 반응(행동상의 문제)과 특정 식감과 맛에 대한 협오감(감각상의 문제)으로 나타난다. 음식에 대한 거부 반응이 어떤 부분에서 오는 것인지 파악한다.


발달장애인의 특정음식에 대한 편식예방 또는 편식조절방법은 왜 거부하고 안 먹는지에 대해 이해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넌 이거 안 먹지” 하면서 아동이 보고 듣는 자리에서 말하고 치우는 행동은 삼가야 된다. 아동이 싫어하는 음식이란 것을 알아도 아무런 말없이 식탁을 차려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대부분 양육자(보호자)가 싫어하는 음식이 아이도 싫어하는 음식일 경우가 많다. 

편식 아동이 음식을 씹고 삼키는 부분을 관찰한다. 음식을 입에 넣고 급하게 삼키는 아동일 경우 빨리, 많이 먹으려고 하는 행동인지, 입 안의 촉각이 과도하게 반응하여 혀 또는 저작 촉각의 어려움이 원인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입안의 촉각의 어려움이라면 음식의 식감에 대한 수용을 높일 수 있도록 집중한다. 아동이 좋아하고 잘 먹는 음식과 비슷한 음식으로 시작한다. 기본적인 섭취 능력을 기르기 위해 긍정적 강화와 점진적으로 시도해 보도록 권장한다. 


아동이 듣는 자리에서 “이거 싫어해요. 이거 안 먹어요. 너 이거 안 먹잖아. 웬일이니 이걸 다 먹네.” 등의 언어로 부정된 자극은 하지 않는다. 아이가 평소에 먹지 않던 음식을 먹었을 때는 모른 척 하거나, 긍정적인 강화(칭찬)을 한다. “오이를 먹었네.”로 마무리하면 된다. 아동이 안 먹는 음식이라도 식탁에 차린다. 많이 보아야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양육자가 안 먹는 음식은 자녀에게 권하지 않는다. 어른은 먹지 않으면서 아이보고 먹어보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어른이 식성과 식습관이 자녀의 식성과 식습관으로 연결된다. 부모는 아이 먼저 밥을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인다. 부모가 잘 먹는 모습을 보여야 자녀도 따라 하므로 부모는 반드시 자녀와 함께 식사를 한다. 자녀와 함께 요리 만들기를 한다. 이렇게 말하면 “그냥 내가 하고 말지” 하면서 진저리를 치는 부모가 대부분이다. 아동이 식재료를 만지면서 친숙해지는 시간을 만들어 주라는 의미이다. 


지금 내가 만나는 장애 친구들은 다양한 식재료에 대한 경험을 주고 직접 만지고 요리를 만들어 봄으로써 친숙하게 해 주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식재료를, 양념류를 입으로 가져가서 맛을 보기도 하고, 먹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는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지만, 모른 척하고 넘어 가기도 하고, 친구들이 “나 이거 먹었어요.” 라는 자랑을 하는 표현을 할 때도 있다. 친구들이 언어적이던 비언어적인 표현을 할 때는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긍정적 강화를 해 준다. “박수, 별이 오이를 먹었네. 시원한 맛이지 박수, 하이파이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라고. 





소싯적...그러니까 .. 열정이 뿜뿜 했던 시절, 만나는 장애 아동이 편식이 엄청 심한 걸 고쳐 보겠다고 고군분투 한적이 있다. 그 아이가 안먹는 식재료가 그 부모도 안 먹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  처음으로 '아, 나의 열정으로는 안 되겠구나' 를 깨달았다. 그 후  ..... 열정이 식은건지, 포기가 빠른건지....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가  한 팔을 뻗은 만큼 거리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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