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언제 눈을 떴는지 기억도 안 날 만큼 의자에 앉은 채로 잠이 든 게 며칠째인지 모르겠다.
학회와 대학원만 아니면 수련이 참 할만하다던 항간에 선배들 이야기는 틀린 게 아님을 새삼 느끼며
죽음의 운전대를 부여잡고 출근을 한다.
오늘 수술은 double flap 어제 그렇게 밤새 만들고 간 보람이 있길 바라며.. 분명 오늘은 외래 신환 보는 날이 아닌데 신환이 네 명이나 있다.
아직 신환을 받고 입원 날짜 수술 날짜 어레인지를 하는데 익숙지 않은 일 년 차 선생님을 도와주기 위해 외래일을 도와주다 수술방 준비가 되면 올라가려 했는데 준비가 다 됐을 시간이 한참이 지나도 연락이 늦게 와서 가보니 다른 방들 준비하고, 환자 깨우고 하느라 인덕션이 좀 늦어진 것 같았다.
이게 화근이었을까… 수술이 12시 넘어 끝나면서.. 학회 준비가 더욱더 힘들어졌다.
열심히 준비하면 안 하게 된다는 믿음도 오늘은 저버렸다.
그래도 환자에게는 잘 된 일이지
광대뼈와 더불어 꺼져있는 입술까지 volume을 되 찾았다.
double flap을 처음 봤는데 정말 대단한 수술이다.
iliac bone을 radial forearm flap에 연결한 후에 그걸 또 입안에 같이.. 위치시키다니. 거기에 PEKK까지 titanium을 디스크로 안 자른 것만 해도 참 다행이라 생각한 하루였다.
입안에 고정시키는 screw를 꼬치꼬치 캐묻는 선생님이 대체 왜 저렇게 까지 할까 했는데.. 간호사 선생님 말대로 그냥 알고 넘어갔다면, 자칫 큰일 날 뻔했다.
항상 수술장 안에서는 집중해서 screw 개수도. 몇 mm인지까지도 확인하면서 임해야 한다.(그러나 난.. 너무 피곤한 생물)
안 그래도 비좁은 안국역 앞 도로포장 공사는 오늘이 최적.. 그분들은 지금부터가 시작이겠지. 그 좁은 안국역 일차선을 지나 서울대를 오면서 든 생각은 나 또한 지금부터 시작이다. 피곤하고 졸리고 눈부터 감기지만 더 이상 변명의 여지는 없다.. 일단 움직이고 시작하고 보는 거다.
그러면서 받은 공지
[[ 1학기 석. 박사 학위 논문 심사계획 ]]
4.18 ~ 5.3 : 심사료 납부 기간, 심사서류 제출
~ 5.10 : 학위논문 초록제출, 사전심사용 논문제출
학회가 끝나면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끝이 아니다. 5월 초까지 바로 또 석사 논문 준비를 해야 한다
하하하하하하하ㅏ 열심히 수련하자.
10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