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자니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 해가 지려면 아직 한 시간 정도 남았고, 브리다는 말할 것도, 묻고 이야기할 것도 많았다.
그녀는 무언가를 바라보며 가만있을 때마다, 해야 할 일과 만나야 할 사람을 내동댕이쳐둔 채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언제나 좀 더 효과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 아직도 배울 게 너무 많았다.
그런데 태양이 지평선 가까이 내려올수록, 구름이 황금빛 광선과 장밋빛으로 물들어갈수록, 브리다는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왔던 것이 이렇게 하루쯤 앉아서 저녁노을을 감상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울로 코엘료 <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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