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신들을 위한 굶지 않는 건강한 ‘웨딩 다이어트’
저녁 식단을 샐러드로 바꾼 후, 정확히 3개월 후 들은 소리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마다 왜 이리 살이 빠졌냐고, 독하게 살 빼는구나란 소리를 들었다. 실상은 아주 빡센 운동을 한 것도, 죽지 않을 만큼 먹으며 다이어트를 한 것도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필자는 6개월의 기간 동안 8kg 정도를 감량했다. 개월 수 대비 많은 감량은 아니었지만, 요요 없는 다이어트를 지향했던 내게는 만족스러운 감량이었다. 다이어트 기간이 길어지면 지칠 수도,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필자의 방법을 참고해본다면 무리하지 않으면서 지겹지 않은 웨딩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장담한다.
굶지 않는 건강한 웨딩 다이어트
필자는 살면서 크게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었다. 볼살이 있는 편이라, 조금만 살이 찌면 더 통통해 보이긴 했지만 적정선의 몸무게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생일대 가장 중요한 결혼식을 위해, 조이는 드레스를 입기 위해 누구나 한다는 ‘웨딩 다이어트’를 필자 또한 강행하게 됐다.
웨딩홀을 예약하고 나자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추석 음식이라는 난제가 있기에 추석 이후 제대로 된 식단을 시작하리라 마음먹었다. 나는 프로 다이어터는 아니지만, 본디 다이어트란 생체 리듬의 건강을 챙기면서 요요가 오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 생각한다. 몸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지 않고, 숫자만 줄어드는 감량이 무슨 의미 있나 싶었다. 또, 영원히 저녁을 먹지 않을 자신은 없었기에 저녁 6시 이후 금식이라는 조항도 넣지 않았다. 필자가 한 다이어트는 이렇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려면, 먼저 몸 안에 독소를 빼야 한다. 몸 안에 쌓인 노폐물(콜레스테롤, 숙변 등)을 먼저 제거하지 않으면 다이어트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 당시 남자친구에게 선물 받은 깔라만시 원액을 10:1(물:깔라만시) 배율로 희석해 오전, 오후에 한 번씩 마셨다. 깔라만시는 비타민c가 레몬의 30배 정도 함유돼있고, 시네후린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식이요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2주 정도 깔라만시 물을 마셨다. 언젠가 지인의 ‘레몬밤’을 물에 타서 마셔본 적이 있는데, 효과가 정말 좋았다. 나의 경우, 속 쓰림이 우려돼 계속 마시진 않았지만, 숙변이 제거된 탓인지 배 부글거림이 적었다. 이렇게 다이어트를 시작 전, 디톡스를 먼저 시작했다.
Tip. 깔라만시 원액은 pH2.4 정도로 산성이 매우 강한 편이라 공복에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필자는 오랜 기간 아침을 먹지 않았다. 웨딩 다이어트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했다. 아침은 커피 한 잔, 점심은 회사에서 마음껏(단, 탄수화물은 반 공기), 저녁은 닭가슴살 샐러드를 주로 먹었다. 닭가슴살이라 맛없을 거라는 편견은 버리는 게 좋다. 요즘 마트에서 탄두리, 허브, 훈제 등 다양한 맛의 닭가슴살을 판매하고 있어 기호에 따라먹으면 된다. 나의 경우 샐러드 듬뿍+닭가슴살+각종 견과류를 넣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직접 만든 소스인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발사믹 식초+레몬수+후추+꿀(기호에 따라)'을 믹스해 건강한 소스를 만들어 먹었다.
Tip. 운동을 병행하면서부터는 탄수화물 3등분, 닭가슴살 3등분해 나눠 섭취했다. 단순히 안 먹는 것이 아닌,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평소 군것질거리를 많이 찾곤 했다. 나른한 오후 시간에 커피 한 잔과 함께 즐기는 군것질이 얼마나 소확행인가! 그러나 이 군것질거리가 내 뱃살, 옆구리살을 찌게 하는 주범이다. 군것질을 끊지 않고서는 식단조절은 의미 없기에 간식을 최대 끊었다. 그래도 가끔 먹고 싶을 때는 참크래커(누룽지) 같은 비교적 칼로리가 낮은 과자를 아작아작 씹어 먹었다. 또, 툭하면 즐겨 찾던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최대한 자제했다. 사실 웨딩 다이어트에서 가장 힘들었던 게 매운 음식을 자제했던 거였다. 나의 최애인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니 또 다른 스트레스로 발병되기도 했다. 결국 sns를 강타한 매운 곤약 비빔면을 주문해먹었는데.... 정말 맛이 없었다. 그렇게 여러 달 넘기며 내 속은 적응이 돼가고 있었나 보다. 최근에 아주 매운 떡볶이를 배달시켜 먹었는데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식은땀이 날 정도로 못 먹고 있는 날 발견했다. 그만큼 속이 편안해졌다는 증거겠지만. 인생에 매운 음식 없으면 아마도 즐거움이 반으로 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담당 트레이너는 치팅데이가 아주 위험하다고 말했다. 잘 지켜오던 식단조절을 실패할 수도 있고, 요요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혹자는 맛있게 먹으면 0cal라고 말하지만, 치킨만 0cal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바쁜 회사생활, 결혼 준비에 식단 조절까지 삶의 낙이 없어져가고 있었던 필자에게 치팅데이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남자친구와 마주하며 가장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내 심신에 위안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합리화된 나의 치팅데이는 다이어트 내내 계속되었다. 물론, 이 치팅데이가 없었으면 조금 더 많은 감량을 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치팅데이가 있었기에 나의 다이어트는 오히려 무리하지 않고 순탄히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바쁜 업무로 도통 운동할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 식단조절은 어느 정도 진행돼가고 있었는데, 운동이 빠지니 뭔가 아쉬웠다. 식단조절만으로도 이미 3kg를 감량했지만,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위해 더욱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단순히 무게 감량이 아닌 체형까지 교정받을 수 있는 헬스장을 찾았는데 인터넷 서칭 결과, 체형에 대한 진단과 교정에 대한 피드백, 필라테스&웨이트까지 도움받을 수 있는 ‘BM필라테스&PT 공덕점’이 있었다. 회사에서 가깝기도 했고, 고민되는 부위를 집중 선택해 케어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바로 방문했다. 필자는 ‘어깨선과 목선 케어’를 집중 요청드렸고, 자세를 사진으로 찍어 함께 체크했다.
‘웨딩촬영 한 달 전,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장덕기 트레이너와 함께 PT를 시작했다. 앞서 요청드린 대로 개별 운동보다는 체형교정에 더 집중했다. 필자는 이상하게 가만히 서 있으면, 오른쪽 어깨가 우뚝 올라간다. 주로 오른쪽 어깨를 사용하다 보니 승모근이 더 발달하면서 어깨선이 두꺼워진 것인데, 담당 트레이너는 견갑골을 사용해야 하는데 지속적으로 승모근을 사용하면서 승모근이 함께 오른 것이라 설명해줬다. 이로 인해 어깨 통증도 자주 오는 것이라 덧붙였다. 등 근육을 풀어주고, 스트레칭을 받으며 몸의 균형을 잡는 노력을 했다. 역시 운동은 좋은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혼자였으면 스트레칭이나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일주일에 두 번씩 빠짐없이 나갔고, 짧은 기간 안에 어깨선과 목선이 많이 좋아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필자의 웨딩촬영 또한 성공적으로 끝났다. 만만치 않은 비용으로 인해 PT는 10회에서 끝났지만, 언제 기회가 된다면 다시 전문적 케어를 받아보고 싶다.
Tip. PT만으로 아쉽다면 홈트레이닝 제품을 구매해 병행하면 훨씬 효과적인데, 필자는 요가 휠을 이용해 구부정한 자세와 등을 펴는 운동을 틈틈이 진행했다.
필자는 마지막으로 본식 두 달을 남기고 단지 내 헬스를 시작했다. 줌바 댄스, 에어로빅 선생님을 따라 하며 몸을 흔드니 그간의 스트레스가 다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단지 내 헬스를 하며 몸무게가 가장 많이 빠졌다. 경제 원칙에 따라 최소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본 것인데, 지금도 열심히 애용 중이다.
그 외 팁이 있다면, 본식 2~3달 전부터는 마사지를 받는 게 좋다. 드레스 디자인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하체보다는 상체 쪽 케어에 신경 쓰는 게 더 효과적이다. 어깨선, 쇄골, 목선, 팔선에 따라 드레스 자태가 달라지는 현상을 경험하리니. 되도록 본식 1달 전부터(어렵다면 2주 전부터)는 저염식 식사를 병행해보자. 부기를 빼는데도 탁월할 뿐 아니라 몸의 가벼움을 체감할 수 있다. 다이어트 식단 어플을 이용해 칼로리 계산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마르든, 통통하든, 뚱뚱하든 결혼식 당일 신부는 누구보다 아름답고, 귀하다. 그렇기에 어느 신부든 자신감을 가지지 못할 이유는 없다. 만약, 저마다 이유로 성공적인 웨딩 다이어트를 하고자 한다면 끝까지 해낼 수 있는 각자 동기부여를 설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 칼럼이 지금도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있을 예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에디터. H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