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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Sep 23. 2019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제 딸이
천재인 것 같아요

자식 교육 때문에 신랑과의 관계가 안 좋아졌어요


먼저 말씀드리면요, 저는 여러분이 쓰시는 댓글들 다 보고 있어요. 저번에 제가 썼던 글에 엄청나게 많은 악플들이 달린 걸 봤는데요, 아마 제 글이 기분 나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는 고추에 대해서 쓰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여러분을 기분 나쁘게 만들 생각은 아니었으니 기분을 푸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미안해요. 가을이 찾아오고 있고 그래서 바람도 너무 예쁘게 불고 있잖아요? 다시는 고추에 대해서 쓰지 않을 테니, 날씨를 감상하며 행복한 마음을 가지시길 바랄게요.


제가 썼던 글은 제 젊은 시절 경험을 담아서 써본 것이에요. 정확하게 말하면 제가 예전에 썼던 일기에서 이야기를 가져와 변형을 한 거죠. 25살에 결혼했고 몇 년 되지 않아 아이를 3명이나 가지게 되었죠. 제 신랑이 힘이 좀 좋긴 하거든요. 운동을 많이 해서 몸도 아주 탄탄한 사람이에요. 아침에 제가 꼭 꿀을 한 숟가락씩 먹이는 것도 신랑의 정력에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문제는 요즘 사랑하는 신랑과 사이가 조금 안 좋아졌어요. 첫째 딸 교육 문제인데요, 저희 신랑은 자신의 무관심이 딸 교육에 좋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사사건건 딸 교육에 관심을 갖는데 정말 지겨워 죽겠어요. 꿀도 먹여 주기 싫어요.



저를 재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정말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쌀 한 톨만큼도 없어요. 그냥 사실만을 말할 뿐이니 악플 달지 말아요. 저 생각보다 소심해서 글 쓰기 무섭단 말이에요. 이제 본론을 말씀드릴게요. 제 딸은 지금 중학교 2학년인데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전교 1등을 하고 있어요. 애가 조금 내성적이라 걱정이긴 하지만 의대나 약대에 보내려고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의사나 약사는 사람들과 업무적 관계만 맺으면 되고 사람 때문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잖아요. 엄마들이랑 이야기해보면 중학교 때 공부 잘하는 애들이 큰일이 없는 이상 고등학교 때도 잘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딸이 고등학교 때 별 일 없으면 전교 1등을 유지할 거라고 생각해요. 서울대 의대 아니면 연세대학교 의대에 갔으면 좋겠는데 강요할 생각은 없고, 딸이 선택하면 서울대든 연세대든 상관없이 보내주려고 하고 있어요.


그런데요, 엄마들 보니까 다들 자기 딸들에게 영어를 엄청 가르치고 있더라고요. 지은이라고 제 친한 친구 애는 방학인 지금 캐나다에 어학연수를 가 있어요. 그래서 저도 제 아이를 외국으로 몇 달 보내야 하나 알아보고 있는데, 신랑이 저한테 다짜고짜 화를 내는 거예요. 애를 말려 죽인다나? 정말 어이없는 것 있죠? 아니, 자기는 여태까지 아무 신경도 안 쓰다가 갑자기 저한테 자식을 말려 죽인다고 말하는 게 상식적인 소리인가요? 그리고 제 딸이 전교 1등을 이렇게 오랫동안 하고 있는 걸 신랑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은 제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고 말이예요. 학원도 여기저기 다니며 원장님들이랑 상담하고, 엄마들이랑 모여 학원을 추천받고 있거든요. 이런 제 노력에 대해서 칭찬 한 마디 없더니 갑자기 애를 말려 죽인다고 하니까 어이가 없고, 밥도 차려주기 싫고, 너무너무 답답해서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연애 때부터 칭찬에 인색하더니 결혼해서도 그 습관을 못 고치고 있네요, 정말.



솔직히 저는 제 딸이 천재라고 생각해요. 자랑은 아닌데요, 딸이 다니는 학교가 공부 좀 하는 애들만 다니는 학교랍니다. 그런데 거기서 계속 전교 1등을 하고 있으니까… 신랑이나 저나 공부에 소질은 없는 사람들인데… 모르겠어요, 애가 생길 때 하나님이 제 딸에게 공부 은사를 내려주신 것 같기도 하고… 네, 정말 하나님이 제 딸한테 공부 은사를 내려주신 것만 같아요. 그래서 정말 딸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싶어요. 지금은 공부뿐만 아니라 무용이랑 피아노도 가르치고 있어요. 아무래도 여자니까 교양도 있는 게 좋잖아요? 근데 신랑은 이런 제 맘은 하나도 이해 못 하고, 하나님도 잘 안 믿는 것 같고 요즘 정말 심란하네요. 힘만 좋으면 뭐 하는지 참…


여러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결혼 생활이 정말 쉽지 않네요. 결혼하신 분들은 제 말에 공감하실 거예요. 아직 결혼 안 하신 분들도 결혼하시면 제 말에 공감하시게 될 거예요. 저는 제가 결혼 안 하고 살 줄 알았어요. 젊을 때는 애도 안 낳겠다고 했었는데요, 어쩌다 보니 딸 둘에 아들 하나가 생겼어요. 사람은 다 하나님 뜻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여러분, 제가 신랑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관심 좀 끄라고 말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혹시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이런 경험이 있으신 분은 저에게 조언 좀 해주세요. 그래도 신랑에게 예쁜 아내가 되고 싶어요. 싸우기보다는 잘 해결하려고 해요. 여러분, 항상 행복하시고요. 축복할게요. 





에디터 김세라

안녕하세요, 김세라입니다. 스튜디오 크로아상에서 소설과 예술 작품 리뷰를 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글을 써서, 언젠가 아마존에 상품 검색을 하듯이 스튜디오 크로아상에서 예술 작품들을 검색을 하는 날이 오도록 만들겠습니다. 제게 있어서 연애는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때 낭만적인 연애를 했던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절대로 그때로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아, 소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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