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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Nov 22. 2019

결혼에 대한 두 가지 질문

결혼은 애인이 집에 안 가는 느낌이라면서? 어떻게 그 사람인 걸 확신해?

필자는 현재 만 2년째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친구들도 대부분 결혼했거나 결혼 예정이다. 근무 환경 또한 마찬가지. 그래서인지 주변에 '결혼'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꽤 많다. 질문은 보통 이렇다. 


“결혼은 애인이 집에 안 가는 거랑 같다면서요?”

“그 사람인 걸 어떻게 확신하셨어요?”


질문의 뉘앙스에 따라 답은 달라지겠으나, 필자의 대답은 아래와 같다.


“그게 불편하시다면, 결혼하지 마세요.” 

“확신이란 건 없어요.”


출처 : 영화 <메기> 스틸 컷


결혼은 속박이 아니다


며칠 전 외부 협력 업체와 저녁 식사를 함께 했었다. 프로젝트를 함께 맡아 진행할 담당자분이 마침 결혼 계획이 있으시다며, 프로젝트와 맞물리지 않도록 준비할 것이라 했다.


"오, 저도 그 느낌 알지요.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시겠지만 잘 부탁드려요."

"그러시군요, 좋기도 한데 한편으론 걱정도 되더라고요."

"어머, 왜요?"

"이제 결혼하면 제 삶은 달라질 테니까요. 아무래도 연애 때와는 다르다는 조언을 해주시더라고요. 가령 연애하면 귀가는 각자 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는다거나... 하하."


어디서부터 흘러나온 농담일까. 참 저열한 비유라고 생각한다. 한시라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 결혼을 결심했는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 신비감이 떨어지는 게 싫은 걸까. 그리고 매번, 매 순간을 배우자와 함께 해야 한다는 걸 왜 속박으로 여길까. 돌이켜 보라. 그러려고 결혼한 것 아니었나?


결혼은 함께 살아온 가족을 벗어나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그만큼 가족이 된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의미다. 즉흥적으로 우리 좋으니 같이 살자는 정도가 아닌, 법으로 묶어 놓는 것이다. 사실 요즘 시대에 결혼은 사랑보다 ‘의리’의 문제다. 냉정하게 가족과 늘 100% 사랑으로 살지는 않지 않는가. 하지만 늘 사랑의 온도를 높여서 유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존중한다. 그러니 평생 연애만 하며 살아도 무방할 것이다. 적어도 상대방이 본인 집에 가지 않는 게 두려운 사람만큼은 말이다.


출처 :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스틸 컷


확신이라는 건 없고, 함께 맞춰나가다 보니 가족이 되더라


주변에서 결혼한 사람들이 늘 하는 표현이 있다. 바로 ‘의리’.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어쩌면 결혼은 ‘의리’의 문제다. 다만 그 의리를 어떻게 지켜내는 사람일지 판단하는 게 어렵다. 필자도 그랬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그렇다. 그러나 의리는 결국 ‘의지’로 귀결된다. 부부 사이를 ‘의리’라고 표현한 이들 모두 서로 ‘의지’하는 사이였으며, 필자 또한 가슴에 손을 얹지 않아도 배우자를 의지한다고 맹세할 수 있다. 


따라서 함께 맞춰 나가며, 서로 의지할 수 있는지 판단해보는 게 연애다. 결혼 준비는 이를 현실적으로 맞춰보는 시작 지점인 거고. 그렇게 조율하고 합의하며 가족이 된다. 서로의 지지목이 되는 것이다. 거기에 자녀 계획을 세우고, 변화할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다 보면 부부 사이는 더욱 견고해진다. 결국 가족이 되는 데 이 사람이다라는 확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출처 : 영화 <좋아해줘> 스틸 컷


상대방에게 맞춰줄 의지가 있는지부터 생각하자


‘결혼하면 애인이 집에 안 간다’는 농담이나 ‘결혼은 반드시 확신이 따라야 한다’는 말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닐까. 먼저 고민해봐야 할 건 배우자를 존중할 수 있는지, 나와 다른 점을 이해해줄 수 있는지 그리고 양보해줄 수 있는지 등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오로지 내 편이 돼줄 사람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합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맞춰나가야 할 게 많다. 결혼 생활은 바로 그런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견고한 부부 사이를 꿈꾼다면 기억하자. 상대방에 대한 사랑뿐만 아니라 맞춰줄 수 있는 ‘의지’도 필요하다는 것. 이를 계속 상기하다 보면 평탄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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