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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Jan 17. 2020

결혼은 현실이라죠?
저는 입냄새 같은 거라고 표현해요

상대방의 ‘일상'이 내 삶으로 훅- 들어온다는 것

대학 시절 ‘앤디 워홀의 철학'이라는 책에서 결혼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을 읽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워홀은 결혼과 출산에 대해 생애 내내 비관적이었다. 특히, ‘다른 사람과 침대를 나눠 쓰기 싫고, 아침에 나는 입냄새를 공유하는 건 끔찍하다’는 부분이 내 머리에서 영영 지워지지 않았다. 결혼에 대해 이 정도로 신랄하게 말하는 사람은 당시 흔치 않아서 재밌기도 했지만,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소름 돋았다. 실제로 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고, 2세를 갖지도 않았다. 대신 “나는 테이프 레코더와 결혼했다”라고 한 말은 아직도 유명하다. 책을 읽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 나는 결혼을 했다. 그 책에 대해 말끔하게 잊었다가 최근에 문득 떠올랐다. 워홀의 말처럼 실제로 침대를 누군가와 나눠 쓰는 건 정말 불편하고 아침이면 으레 나는 농축된 입냄새도 싫다. 물론 나도 입냄새가 나고 바깥양반(남편을 웹상에서는 이렇게 부른다)도 난다. 전에 한 번은 일찍 일어나서 양치질하고 있다가 방금 깬 바깥양반에게 말 걸었더니


바깥양반 : “어? 냄새가 안 나네??”  
나 : “무슨 냄새?” 
바깥양반 : “입냄새" 
나 : “나한테 입냄새 나?” 
바깥양반 : “아침에 일어나서 입냄새 안나는 사람이 어딨어... 자기도 나" 
나 : “자긴 나보다 더 엄청 심하거든????~?~?~?(열받)” 



해당 글은 <결혼은 현실이라죠? 저는 입 냄새 같은 거라고 말해요> 책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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