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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Feb 05. 2020

편안함과 따뜻함으로 채운
우리만의 공간

우리 부부의 새로운 보금자리에 초대합니다!

우리 부부가 두 번째 보금자리로 이사온지 어느덧 세 달이 되었다. 쓸고, 닦고, 정리하느라 바빴던 몇 주를 보내니 어느 정도 살림살이가 자리를 잡았고 새 집에서의 생활도 제법 익숙해졌다. 첫 신혼집에서 쓰던 가구와 전자제품 중 어느 것 하나 버린 것 없이 그대로인데, 왠지 더 차분하게 정리된 듯한 느낌을 받는 건 한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조화롭게 집을 꾸미는 방법을 터득한 덕분인 것 같다. 첫 신혼집을 꾸밀 때는 그저 눈에 띄는 예쁜 것들을 사기 바빴고 빈 곳을 채워나간다는 느낌으로 살림을 늘려나갔다. 작고 아기자기한 소품을 어찌나 많이 샀던지 그때 당시에는 신혼의 재미라도 되는 듯 느꼈나 보다.


이사하면서 자잘한 것은 마음을 굳게 먹고 과감하게 버리거나 당근마켓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 나눔 했다. 그러면서 다짐했다. 앞으로 살림살이를 새로 들일 때에는 엄격하고 단호한 태도로 결코 쉽게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지금도 완벽한 미니멀리스트는 아니지만 약간 휑한 느낌의 우리 집이 참 좋다. 적어도 육아용품으로 온 집안이 알록달록해지기 전까지는 이 느낌을 만끽할 것이다. 문고리부터 현관 타일, 싱크대 수도 하나까지 우리의 취향을 담아 완성한 집은 우리 부부의 보물 1호가 되었다. 애정을 꾹꾹 눌러 담은 우리만의 공간을 이 글을 통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평면도 
우리 집 평면도


먼저 집의 전체 구조부터 살펴보면 크기는 40평이고 지어진지 20년 된 아파트였기 때문에 전체 보수공사가 필요했다. 우리는 기존 구조는 그대로 두고 집의 옷만 새로 갈아입혔다. 내부 샷시, 바닥, 벽면, 문, 양쪽 베란다, 화장실 2개, 주방, 조명까지 전체 리모델링을 2주에 걸쳐 진행했다. 20층 꼭대기 층이라 바람이 잘 통하는데 확장 공사를 했다면 추위와 더위에 고생 좀 했을 것 같다. 안방은 침실로, 그 건너편 방은 드레스룸으로 사용하고 남은 방 한 개는 미래의 아이방, 그리고 나머지 방 하나는 안 쓰는 짐들의 임시거처인데 아직 용도를 찾지 못했다. 급할 것 없으니 천천히 채워나갈 예정이다. 



거실 
낮에 본 거실의 풍경
우리 집 거실 포토존
활용도가 높은 리프트 테이블
식물은 가장 좋은 인테리어 아이템이다
현관문까지 모두 우드로 통일했다


해가 많이 드는 남향집인 데다 앞뒤로 전망이 트여있어 채광이 예쁜 집인데 여기에 커튼을 달면 답답한 느낌이 들 것 같아 생략했다. 대신 거실 쪽 바깥 창에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암막 블라인드를 설치했다. 소파는 바꾸고 싶은 아이템 중 하나인데 기존의 소파가 너무 멀쩡해서 그대로 쓰고 있다. 소파는 화끈하게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지만, 자주 바꾸기엔 부피가 커서 꼭 신중하게 구입해야 한다. 일단 소파 커버와 쿠션을 이용해 계절감에 맞게 꾸미는 것으로 대신한다. 우리 부부는 침대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소파다. 리프트 테이블을 앞에 두고 소파에서 노트북을 하거나 TV를 보며 식사를 할 때도 있다. 부엌에 식탁이 생기면서 밥은 꼭 식탁에서 마주 보며 먹기로 하고 테이블을 사이드로 옮겼다.


집을 전반적으로 브라운, 베이지, 화이트톤으로 통일하면서 러그나 스툴 같은 소품도 컬러톤을 맞췄다. 집 전체 바닥과 문은 짙은 티크 컬러로 통일했는데, 나무가 주는 특유의 따뜻함과 안정감이 집 전체에 포근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집은 자고로 편안하고 아늑한 심신의 안식처 같은 느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컬러 사용은 최대한 배제했다. 원목은 자칫 올드해 보일 수 있으나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함이 있다. 이 느낌이 좋아서 가구나 소품들도 대부분 원목으로 골랐다. 여기에 초록 식물들을 집 안 곳곳에 두어 공간에 생기를 더했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도 편안함이 느껴지는 집, 이것이 우리 부부가 가장 중요시했던 점이다. 



안방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침실
수납공간을 적극 활용한 화장대
빈 벽이 주는 평온함이 좋다


안방에는 침대와 화장대만 놓고 최대한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게 꾸몄다. 오로지 휴식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침대는 목수이자 원목 디자이너인 아주버님께서 결혼 선물로 직접 만들어주셔서 더욱 특별하다. 침대 헤드가 낮아서 원목 침대가 주는 묵직한 느낌이 거의 없어서 좋다. 침대 하단은 전체가 서랍으로 되어 있어 공간 활용이 훌륭하다는 것이 장점. 화장대 위도 너저분한 것이 싫어 최소한의 스킨케어 제품들만 올려놓고 메이크업 도구는 모두 서랍 안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만 꺼내 쓰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를 위해서는 수납공간 확보가 필수적이다. 화장대 스툴 또한 수납이 가능한 것으로 골랐다. 방 안의 비어있는 공간을 억지로 채우려고 하지 않았다. 빈 벽이 주는 평온함이 좋아서. 



드레스룸
시스템 옷장을 활용한 드레스룸
보유하고 있는 옷에 맞춰 원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옷은 비슷한 컬러를 묶어 정리하는 것이 좋다
바지는 소재별로 정리했다


안방과 마주 보고 있는 드레스룸은 남편의 로망을 실현한 공간이다. 그가 좋아하는 옷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 원하는 디자인으로 맞출 수 있는 시스템 옷장을 선택했다. 첫 신혼집에서 사용하던 시스템 옷장과 같은 모델명으로 추가 설치를 했다. 겨울 아우터가 많은 편이라 롱코트, 중코트를 걸 공간을 메인으로 하고 그 위아래 칸을 니트류나 바지를 정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드레스룸은 뭐니 뭐니 해도 옷 정리가 관건이다. 나보다 옷이 더 많은 남편이 주도하여 차곡차곡 정리했다. 보기 좋게 정리하니 별다른 인테리어가 필요 없었다. 여기에 분위기를 더해주는 러그 하나를 깔았을 뿐인데 멋진 옷방이 탄생했다. 빈틈없이 꽉꽉 채워진 드레스룸만큼은 미니멀리즘을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 



부엌
부엌도 컬러와 컨셉에 맞게 정리했다
우리 집 주말 풍경
국립중앙박물관과 남산타워
부엌에서 바라본 야경


부엌은 철저히 내가 좋아하는 느낌으로 꾸몄다. 거실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이길 원했기 때문에 ‘ㄷ’ 자 주방 구조로 거실과 부엌을 분리하지 않고, 수납이 가능한 독립형 아일랜드를 이용해 조리 공간을 확보했다. 집의 전반적인 컬러 컨셉에 맞춰 부엌 상부장, 하부장은 연한 아이보리 컬러로, 벽타일은 연한 그레이 컬러로 선택했다. 사실 부엌 상하부장을 우드로 할까 고심하다가 왠지 투머치일 것 같아서 포기했다. 대신 우드 컨셉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우드 소재의 트레이와 조리도구로 포인트를 주었다. 식기류는 최대한 보이지 않기 위해 모두 수납장 안으로 정리했다. 마음에 쏙 드는 주방을 갖게 되니 요리하는 시간이 더 즐거워졌다. 식탁은 원형 테이블에 대한 로망이 있었지만 모던한 느낌의 6인용 스퀘어 디자인이 더 어울릴 것 같아 고민 끝에 구매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우리 집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 바로 부엌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남산타워, 저 멀리 북한산까지 보인다. 청명한 날씨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밤에 보이는 야경 또한 낭만적이다. 


아직은 어설프지만 애정으로 채워 넣은 우리의 공간을 소개해보았다. 매일같이 공사 현장을 확인하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시간들 끝에 완성된 집을 마주했을 때의 벅찬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집이 주는 마음의 위로는 가장 강력한 치유다. 하물며 사랑하는 부부가 함께 만든 집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여러분도 두 사람의 취향을 담아 하나씩 채워나가는 기쁨을 만끽하길 바란다. 오늘도 세상 모든 부부들의 보금자리에 따스한 온기가 가득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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