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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Feb 26. 2021

결혼 전 산전검사를 해야 하는 이유

딩크 부부에게 찾아온 난임 문제

서른 중후반에 결혼 8년 차 부부인 A와 B. 두 사람은 ‘딩크 부부’로 살아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결혼 전부터 주고받았다. 어릴 때 결혼하기도 했고, 두 사람에게 아이는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니었다. 부모님들도 두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주셨지만, 여느 평범한 지인들처럼 예순 넘어 노후를 지내다 보면 찾아오는 손주 이야기에 마음이 헛헛해하셨다. 결국, 아이 문제는 두 사람이 결정할 일이라던 어른들께서 올해의 미션이라며 두 사람을 압박하기 시작하셨다. 아이를 낳는 것이 효도의 길이며 의무를 다하는 일이라 생각하신 것 같았다. 


현대 사회에 당당한 일원으로 나 자신을 스스로 더 많이 사랑해주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두 사람 관계에 집중하며 즐겁게 사는 것도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아이는 우리가 서로를 사랑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함께 하지 않을까라며 8년을 살아왔던 터라 어른들 의견에도 동의할 수는 있었다. 슬슬 주변에 아이가 있으니 어떤지 묻기 시작했다. 힘들긴 하지만, 아이가 주는 행복도 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낳지 않는 부부의 의사도 200% 존중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두 사람은 충분히 고민한 뒤에 자녀 계획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쇠뿔도 단 김에 빼라고 했던가. 말이 나온 김에 근처 병원을 찾아 가벼운 마음으로 산전검사를 하고 왔다. 


그 날 저녁, 두 사람 중 한 명에게서 심각한 난임 가능성이 비친다는 소견이 돌아왔다. "난임이요?" "시험관이요?" "산전 시술이라니요?" 정부지원금에 이르기까지 너무 혼란스러운 정보를 한데 얻은 채 귀가했다. 두 사람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해당 글은 <결혼은 현실이라죠? 저는 입 냄새 같은 거라고 말해요> 책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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