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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Aug 25. 2021

결혼하지 않으면
50살 이후에는 가족이 없다?

어느날 내 명치를 때린 한마디

“나는 이제 꿈이 하나 밖에 없어. 아주 큰 주택을 지어서, 너희들이 오고 가기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이 살면 더 좋고...”


고령화가족


얼마전 엄마가 하신 소리다. 예전부터 성공에 대한 갈망이 크셨던 엄마는 항상 사업을 하셨고 지금껏 일을 놓지 않으셨다. 그래서인지 우리집 분위기는 가족 간 끈끈함보다는 ‘각자도생'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렸다. 나 역시 대학 졸업과 동시에 독립해서 지금껏 누군가에게 기댄 적 없이 살아왔고, 가족들에게는 기본적인 도리만 해왔다. 그러다가 몇 년 사이집안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점점 가족 모임이 많아지고, 모이면 전에 없이 화목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대학 입학 이전, 다섯 식구가 모여살 때도 이렇게 분위기가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엄마는 요즘 “나이드니 가족이 최고다"라면서 “아이 많이 낳은게 내 인생 최고 잘한 일"이라고도 하신다. 예전에는 삼남매를 모두 키워내느라 버거웠다는 소리를 더 많이 하셨는 데 말이다.


고령화가족


이런 엄마의 변화를 유심히 지켜보던 어느날, 유튜브를 보다가 어떤 댓글이 확 와닿았다. “결혼하지 않은 자, 50살 이후에는 가족이 없다"는 말. 꼭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맞는 말인 듯도 싶다. 생각해보면 쉰 살이 훌쩍 넘으면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가능성이 높고, 형제들도 각자 가정이 있으니 내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실제 가족은 없을 것이다.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에 들어서고 부터 사실상 주변 친구들도 많이 정리된 상태인 것도 신경쓰이는 포인트다. 친구 대부분은 결혼해 그들의 가족이 생겼고, 특히 아이가 생긴 후 멀어진 케이스가 많다. 일년에 몇 번 만나지 못하고 안부 정도만 챙기는 사이가 됐는데 그 마저도 수가 점점 줄고 있다. 사회 생활을 더 활발하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내 삶에 참여할 사람은 몇 안될 것 같다. 사실, 노년까지 지금 친구 중 몇이나 내 곁에 남을까 싶다. 살다보니 가족이 최고고, 가족이 많아서 좋다는 말을 하는 엄마가 이런 관점에서는 꽤 이해되는 대목이다.


영화의 거리


지금에 와서 약간 아쉬운 건, 20~30대 초반에 이런 점을 알고 가족 계획을 미리 세웠더라면 어땠을 까 싶은 것이다. 비혼, 결혼, 출산… 그 것들의 장-단점을 구분하여 선택했다면 어중간하게 혼란스러운 일은 없었을 텐데 아쉽다. 적어도 나이들어 외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어느날 갑자기 착잡해지는 지금의 상황은 없었을 텐데. 늘 친구가 많아서 차고 넘쳤던 시절이 길었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물론, 혼자만의 삶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결혼이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끝내 아닌 사람도 있다. 미래의 삶을 머리 속에서 그려볼 때, 지지고 볶더라도 사람들로 북적거렸으면 하는가 아니면 혼자 깔끔하고 세련되게 사느냐 차이다. 누구에게 같은 말로란 있을 수 없고, 외로움이란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 다르니까. 모든 건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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