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8개월차 부부의 삶을 풍요롭게 채운 10가지 가전 제품 part.2
공기청정기, 커피머신, 에어프라이어, (벽걸이)에어컨, 로봇청소기, 물걸레청소기, 그리고.. 음식물쓰레기건조기 등 위 가전제품은 '굳이' 필요 없는, 하지만 분명히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해주는 제품이다. 필자는 축의금 대신 받거나 집들이 선물로, 혹은 살다 보니 주변의 강력 추천으로 사게 됐다.
커피머신
우리 부부는 매일 한잔 이상 커피를 마신다. 그렇기에 간편한 작동만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이 기계는 더없이 소중하다. 캡슐 커피 맛도 꽤 괜찮은 데다, 다른 업체에서 제작된 캡슐이라도 일부 기기에선 캡슐 호환이 가능해 쓰기도 편리하다. 다만, 아침을 거르는 만큼 주중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커피 물이 끓은 뒤 에스프레소 한잔을 내리는데 2분이 채 걸리지 않는데도 말이다. 가끔은 커피믹스가 더 편할 때도 있는 법이다.
에어프라이어
자취생과 주변에서 모두 '강력추천'하기에 주저 않고 산 제품이다. 에어프라이어의 원조 격인 'P사'의 제품을 구매한 터라 시중에 나와 있는 10만 원대 제품보단 용량도 크고 비싸다. 몇 달간 사용해본 결과, 정말 ‘빛’ 같은 존재다. 모든 걸 바삭하고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로 치킨을 데우거나 삼겹살과 돈가스, 새우튀김과 고구마 칩 등 다양한 요리를 시도해 성공했다. 요리 초보 및 모든 음식을 냉동실에 넣어두는 집이라면 사용하기 좋을 것 같다.
다만, 이 역시도 용량을 꽤 차지한다. 그만큼 무겁다. 게다가 기대한 만큼 맛있진 않다. 에어프라이어는 모든 음식을 기름에 덜 튀기고 먹을 수 있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라 그 음식을 원래의 요리방식으로 구현해서 먹지 않은 이상 같은 맛을 내기는 어려운 듯하다. 기구 세척도 조금 귀찮은 편이다. 많은 이들이 '종이 호일'을 깔고 음식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벽걸이)에어컨
결혼하기 전엔 우리 부부 모두 비교적 서늘한 집에서 살았다. 한낮엔 해가 없거나 집 주변에 낮은 언덕이 있어 그늘이 돼줬던 거다. 에어컨이 설치돼있어도 켜는 날은 손에 꼽았다. 이 집은 그에 비해 무척 덥다. 결국 한밤중에 잠을 설치는 때가 많아 에어컨을 설치했다. 에어컨 실외기가 2in1 구조라 벽걸이 에어컨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서 30만 원 정도 더 추가해 구매했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다. 벽걸이 에어컨이 필요할까 싶었다.
요즘 같은 무더운 날은 구입한 걸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벽걸이 에어컨, 혹은 에어컨 하나만 있는 집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잠이 안 온다면서 말이다. 더위를 조금이라도 탈 경우 에어컨은 방에도 설치하는 편이 낫다. 게다 열대야 취침 모드로 설정해놓으면 너무 춥지도 않아 알맞다.
공기청정기
아이가 있는 집이 아니면 공기청정기는 굳이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일 미세먼지로 화제였던 올해 봄과 초여름 내내, 창문 한번 제대로 열지 못하고 내부 공기도 매번 혼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공기청정기를 샀다. 공기청정기는 말처럼 공기를 청정 시킨다는 취지의 기계지만, 동시에 순환시키는 '서큘레이터'역할도 한다. 스탠드 에어컨 밑에 두면 그 바람을 더욱 시원하게 만들어 집안 내부를 더욱 빠르게 선선하게 만든다. 몰랐는데, 다들 그렇게 쓴다고 했다. 참고로 영국산D사의 공기청정기는 2018년형의 경우 80만 원대지만 카드할인 및 인터넷할인 등을 이용하면 60만 원 초반까지도 구매 가능하다.
로봇청소기
유선 청소기를 사용하지만, 매번 청소기를 돌리는 건 어렵다. 특히 청소기와 걸레질 등 집안일을 전담하는 남편이 이를 귀찮아했다. 그래서 산 게 로봇청소기다. 주중 오전 9시에 예약을 해두면 청소기 혼자 집안 곳곳을 돌며 청소 및 걸레질까지 한다. 오전에 미처 치우지 못한 머리카락을 퇴근 후 굳이 훔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사람이 한 것보다 깨끗하진 않지만 매일 정해진 시간마다 청소할 수 있음에 매우 만족해하며 사용 중이다. 필터는 150시간 정도 사용하고 교체하면 된다. 다만, 우리가 산 중국의 샤오미 로봇청소기는 아직 기기가 고도화된 건 아니어서 벽을 인지하지 못할 경우 현관 및 화장실 문틈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가상벽'(17,000원 상당)이라는 것을 추가로 사서 설치해 둬야 한다.
물걸레청소기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고 싶지 않아 로봇청소기와 함께 구매한 제품이다. 집안일을 하게 된 배우자의 지인들이 추천해 샀다. 물걸레를 밀대로 편하게 밀며 사용 가능하다. 다만, 생각보다 높은 가격대(10만 원대), 선반에 쌓인 먼지를 닦는 김에 걸레질 할 수 밖에 없으니 이 물걸레청소기는 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음식물쓰레기건조기
음식물쓰레기를 전담해 버리는 지인 사이에서 꽤 유명한 제품이다. 물기 많은 음식물쓰레기를 기계 안에 넣으면 완전히 말려 손에 묻지 않고 깔끔한 처리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보통 출근 시 쓰레기를 버릴 때 이 점은 특히 빛을 발한다고 여겨진다. 다만, 수십 만 원대의 높은 가격 및 건조 시 나는 소음이 생각보다 구매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집은 현재 봉투가 찰 때까지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 버리고 있다. 조금 더 버텨보다가 참을 수 없어지면 구매하지 않을까 싶다.
그 밖에도 사고 싶은 건 꾸준히 늘고 있다. 노트북도 너무 오래돼 바꿔야겠고, 우리의 추억도 이왕이면 더 좋은 카메라로 저장하고 싶다. 죽은 빵도 살려낸다는 발뮤다의 오븐 토스터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머리카락을 절대 상하지 않게 말려준다는 수십만 원짜리 헤어드라이어도 마음속 장바구니에 담겨있다. 그럼에도 어쩌겠나. 집이 수용할 수 있는 기계는 한정돼있으며 우리의 주머니도 빠듯하다.
확실한 건, 평균적으로 가전제품의 주기는 약10년이라는 점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며 마냥 저렴한 걸 사거나 이런 것 없이도 잘 살 수 있다고 버티는 것보다 우리 집에 어떤 가치를 더 둘 것인지 따져 보며 후회가 남지 않는 구매를 하길 바란다. 어쨌든 우리가 열심히 삶을 밝히며 살아가는 동안 가전제품도 집을 위해 묵묵히 애써주고 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인류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편리한 기계를 발명한 것이니 써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