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에 빠지다, 넬레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사악한 늑대』를 읽고

by 추억바라기

여학생의 시체는 강가의 수풀과 갈대숲 사이에 누운 자세로 걸려 있었다. 두 눈은 퀭하니 벌어져 있고 한쪽 팔은 물 위로 떠올라 물결이 일 때마다 손짓하듯 흔들렸다. 피아는 차가운 헤드라이트 불빛 아래 펼쳐진 끔찍한 광경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이렇게 어린 생명이 젊음을 제대로 꽃 피워 보지도 못하고 죽어야 했다는 생각을 하니 순간적으로 극심한 우울감이 엄습했다. 크뢰거가 계속 설명했다.





오늘은 오싹할 만한 스릴러 소설 한 편을 소개하려고 해요. 넬레 노이하우스. 독일 작가로 이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책으로 제 포스팅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소설이에요. 너무도 사실적인 묘사로 현장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세심한 묘사를 하는 게 이 작가의 특징이에요.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다 보니 한 번 눈에 들어온 작가들의 책은 자주 찾는 편인데, 이 작가도 피아와 보덴슈타인 두 주인공을 내세운 시리즈가 여러 편 나온 걸로 알고 있어요. 처음 접했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책에서는 피아, 보덴슈타인의 비중이 주조연급이라고 하면, 오늘 소개하는 책은 주연급으로 사건 해결을 주도적으로 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어요.



이야기의 시작은 한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면서이다. 심각한 구타와 강가에서 발견되어 시체의 훼손도 심각한 상태의 약 16세의 신원미상의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번 소설의 사건은 시작된다. 주인공 피아는 여고 동창들 모임에서 급하게 사건 현장으로 출동했다가 어린 소녀의 시체를 확인하고, 과거 미제 사건을 떠올리며 수사의 실마리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을 예감한다.



"여기서 무슨 놀이 할 거예요?"

"아주 재미있는 놀이를 할 거야. 옷도 갈아입을 거고.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라."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가 나간 뒤 그녀는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 뜀을 뛰었다. 그리고 아까 모두들 그녀의 드레스에 감탄하며 칭찬하던 것을 떠올렸다.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고 늑대가 나타났다.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 외마디 비명을 질렀지만 곧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은 늑대 분장을 한 아버지였다. 아버지와 이런 비밀 놀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녀뿐이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건 나중에 그 일을 전혀 기억할 수 없다는 거였다. 그건 정말 슬픈 일이었다.


- 72페이지 -


사건 발생 후 회상인지, 현재의 전개인지 헷갈릴 이야기가 나오고, 이 사건과의 개연성이 어렴풋이 보이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발견된 시체에 대한 살인이 단순 살인 사건이 아닌 아동에 대한 성추행, 그것도 친족에 대한 아동 학대 및 성추행, 폭행에 대한 사건임을 암시하는 글 전개가 이어진다.

이 소설이 진행되는 꼭지는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어서, 도무지 책의 3분의 1을 읽어갈 때까지만 도 흩어져 있는 여러 사건들이 어떻게 하나의 사건으로 모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오히려 읽는 내내 책 내용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복선이고, 책을 절반을 읽어가며 모든 사건들이 하나의 꼭지로 모이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 사건 중심에 서있는 범인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집단은 아동 포르노를 사업화하여 독일뿐만 아닌 유럽 전역에 꽤 영향력 있는 정, 재계와 연계된 무서운 그룹임이 밝혀지고, 과거 이 집단의 범죄 행위를 폭로하고자 했던 여러 사람들이 방송인 한나와 연결되어 방송의 힘을 빌려 이 범죄행위를 폭로하려고 했으나. 이 방송을 특종으로 만들려고 했던 한나는 죽기 직전까지 폭행에 강간을 당하고, 설상가상 기억 상실되어 폭행, 강간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범죄행위를 폭로하려고 했던 다른 여러 사람들도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되거나 협박을 당하게 된다.





"폭행에 강간. 아주 잔인하게 당했어요."

구급 의사가 감정을 배제한 채 말했다.

"발견 당시 나체였다고 하던데."

"네, 나체였어요. 전선 묶는 끈으로 손발이 묶여 있었고 입에는 테이프가 감겨 있었어요. 세상에 죽일 놈들 많아요."

"반장님."

피아가 부르는 소리에 보덴슈타인은 뒤를 돌아보았다.

"피해자를 발견한 관리소 직원들과 얘기하고 오는 길이에요."

피아는 낮은 소리로 말하며 구급차가 만든 그늘 안으로 한 걸음 들어왔다.


- 208페이지 -



하나의 사건이 아닌 여러 곳에서 터지는 사건들의 중심이 하나로 묶여 있고, 이런 사건의 중심이 아동 성범죄를 위해 결탁한 가진 집단의 가학적, 비정상적 성 욕구 해소 등으로 전개되면서, 이런 잔혹한 사건들을 벌이는 것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거울로 작가는 주인공의 심리상태나 뱉어내는 대사를 통해 주인공 피아와 독자의 맘이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거의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방대한 양에서 나오는 많은 등장인물들, 처음에는 생소했던 그 많은 인물들이 모두 사건과 연결되어 있고, 또 범인으로 생각되었던 인물이 결국은 피해자고 폭로 자임을 보여 주면서 이야기는 끝을 향해, 사건의 해결을 위해 치닫는다. 사건의 결말은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극적 전개와 어둡던 방에 드리웠던 커튼이 쳐지는 것 같은 해결을 선택했다. 그 범죄 집단이 모이는 성대한 파티, 그 파티에서 일어난 총기 살인 사건. 두 명의 사망자와 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이 모임에서 모든 퍼즐들은 맞춰지는 것 같아 보인다.




"엄마."

"응? 왜?"

"이제 나쁜 늑대가 죽은 거야? 다시는 나한테 아무 짓도 못 하는 거야?"

피아는 친구의 영문 모르는 눈빛이 믿기 힘든 깨달음으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 엠마는 울면서 아이를 꼭 안았다.

"응, 이제 나쁜 늑대가 절대 아무 짓도 못 하게 할 거야. 엄마가 약속할게."


- 524페이지 -


하지만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잡았지만, 마지막까지 사건의 반전은 존재하기 마련. 범인이 잡혔다고 생각한 그 순간 모든 사람의 생각을 비튼 또 하나의 반전이 일어나고, 피아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다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야기의 끝은 모든 해결을 보이는 듯하지만, 대부분의 거대 조직과 결탁한 범죄의 끝은 항상 일망타진은 없다는 우울한 현실과 맞닿는다. 책의 결말은 조금은 이런 류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끝을 보인다. 조금은 씁쓸하지만, 왠지 후속작을 기대하게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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