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추억바라기 Apr 17. 2020

어묵과 버섯이 만나니 추억이 되네요

오늘 저녁 '어묵 버섯탕' 어떠세요

어묵 하면 추억의 음식이자, 간식의 대명사죠. 어릴 적 시골에 살 때엔 초등학교 하굣길에 지나치기 어려웠던 간식 중 하나였죠. 추울 때에는 따뜻한 어묵 국물 '후후' 불며 한 모금 삼킬 때면 얼었던 몸을 녹이는데 이만한 게 없었죠. 어묵 한 입 베어 물면 '덜덜' 떨리던 몸도 봄 눈 녹듯이 사르르 녹아내리곤 했어요. 


예전엔 어묵 하나에 50원이었던 시절도 있었죠. 등굣길에 100원 받아 들고 학교 간 날은 하굣길 친구와 나란히 가는 길에 큰 '선심' 쓰듯이 친구 하나, 저 하나 어묵 입에 물고 집에 오던 날도 기억나곤 하네요.


대학 다닐 때는 친구 세넷이 모여서 술 한잔 생각날 때엔 주머니에 있는 돈 십시일반 털어서 걷어봤지만 모인 돈은 만원이 고작이었고, 이런 날엔 누구 하나 불만 없이 소주에 어묵과 어묵 국물 그리고 낭만이란 안주로 돈 없는 학생 코스프레도 가끔 하곤 했어요. 


신혼 때는 주말이면 아내와 가끔 찾던 단골 포장마차가 있었어요. 딱히 먹어본 안주도 없고, 즐겨먹는 것도 없으니 주머니에 있는 돈과 허기진 배를 생각해 늘 주문했던 잔치국수와 어묵이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생각이 나네요. 참으로 오래된 메뉴이고, 추억의 음식이네요.

 


휴일인 오늘 저녁은 어묵과 버섯으로 '어묵 버섯탕'을 요리해 봤어요. 세대하고 상관없이 어묵은 아이, 어른 모두 좋아하는 메뉴인 거 같아요. 준비하는 것도 많지 않고, 준비과정도 간단해서 웬만하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요리죠. 그럼 재료부터 나열해 볼게요. 요리는 우리 가족 기준인 3~4인분 기준 양이니 참고하세요.

 

가장 중요한 어묵 500g부터 쑥갓, 버섯(팽이버섯 3 봉지, 느타리버섯 1 봉지 등), 가락국수 생면, 밀떡(100g), 파 조금, 청양고추 2개, 무 조금, 육수(멸치+건다시마+파뿌리+건 표고버섯) 등이면 재료 준비는 끝.  저희 집은 아내나 딸아이가 버섯을 좋아해서 두 가지 버섯 이외에도 다른 버섯들도 더 넣었어요.


우선 멸치, 건다시마, 파뿌리, 건 표고버섯, 무를 넣고 육수를 내요. 육수를 내는 동안 쑥갓과 버섯, 청양 고추, 파를 깨끗하게 씻어서 조리할 준비를 미리 해 놓아요. 30분 정도 끓여서 육수를 내고 나면, 육수용 재료는 모두 건져내고,  탕을 끓일 훅(냄비)에 준비해 놓은 어묵, 버섯, 밀떡, 쑥갓, 파를 잘 넣고, 끓여놓은 육수를 부어 넣고 끓이기 시작해요. 어느 정도 끓기 시작하면 가락국수 생면과 마지막으로 매운 고추를 넣고 면이 모두 익을 때까지 끓이면 돼요. 어느 정도 끓어갈 때면 간장으로 국물 간을 보면 시원 칼칼한 '어묵 버섯탕'이 완성돼요. 정말 초 간단 레시피죠.

추억의 요리고, 휴일 저녁이라 종종 술을 부르기도 한답니다. 청주와 함께하면 안주로도 최고네요. 오늘 가족과 함께 추억 여행 한 번 어떠세요.

이전 05화 햄과 사골 육수로, 오늘 저녁은 부대찌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