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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바라기 May 04. 2020

내 시작은 반이 아니고 그냥 시작

나는 오늘도 브런치에 나의 글을 쓴다

나의 글쓰기의 시작은 2019년 3월부터였다. 어렵게 시작했던 독서 습관 들이기가 5년을 접어들어 이젠 독서가 나의 습관이자 취미가 된 어느 날, 내 습관에 비례해 내가 사들인 책의 양도 늘어났다. 좁다란 책장에 책을 꽂아 넣기에는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었고, 미뤄왔던 작은 나만의 서재를 꾸미려고 했던 일을 실천에 옮기면서 내 희망도 나의 생각 밖으로 뛰쳐나왔다.


  침실 한쪽을 넓은 책장과 작은 책상, 의자를 놓으면서 근사한 서재가 생겨 기뻐하는 나를 보며 아내도 진작에 꾸며 줄 생각을 못했다고 미안해했다. 책장에 책을 꽂아 넣으면서 책상에 앉아서 집필할 내 가까운 미래를 머릿속에 그리며 마음이 두근거리고, 부풀어 오르는 싫지 않은 감정을 느꼈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글 쓰기의 첫걸음이자 첫 이정표 같은 하루였다.


  이렇게 작지만 나만의 꿈을 담을 서재를 만들고 나서도 막상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어디다 써야 할까 등으로 많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고민은 한 권의 책을 만나면서 조금 더 쉽게 실행에 옮기게 됐다. 함께 일했던 동료의 선물로 내 손에 들어온 김민식 PD의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이었다. 시작하려는 마음은 있었지만 '어떻게'라는 물음표에 마침표를 찍어준 고마운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위한 무대를 생각했고, 그 첫 무대가 블로그라는 플랫폼이었다.  


  2019년 3월 더글라스 케네디 빅 픽처의 책 서평을 시작으로 여러 권의 책을 소개하는 글을 쓰며 다른 사람들에게 읽었던 좋은 책을 소개하고, 스스로도 읽었던 책을 복귀하는 글을 썼다. 내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이렇게 시작했던 나의 글쓰기는 어느새 내 글을 쓰고 싶은 생각으로 번졌고, 4월부터 명언을 보고, 개인적인 견해와 의견을 짧은 글로 쓰기 시작했다.  어느새 모인 글들을 읽으며 예전부터 생각했던 내 이야기를 쓸 생각을 하게 되었고, 6월부터 본격적으로 블로그에 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글감을 정리하며, 정제되지 않은 글들을 다듬으며 조금 더 잘 써보고 싶은 의욕은 넘쳤지만 정말 제대로 쓰는 걸까 의문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많이는 아니지만 내 글을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이웃들이 늘고, 나의 글에 위로받고,  공감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없던 필력도 솟아났고, 내 두 손은 키보드 위에서 빠르지는 않지만 활기차게 춤을 췄다.


 이렇게 즐겁게 글을 쓰면서도 무언가의 갈증은 계속되었고, 출간의 꿈을 꾸던 나에게는 블로그는 적합한 플랫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후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브런치 플랫폼에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막상 브런치 작가 데뷔 자체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2번의 실패가 있고 나서야 3번째 브런치 작가로 승인을 받았다. 브런치 작가 데뷔와 동시에 미뤄왔던 글감과 글을 브런치에 쏟아냈고, 그 시작은 미약했으나 어느덧 6개월이 지났고, 나의 꾸준함과 즐거움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내 글에 호응하고, 공감하는 여러 독자, 이웃 작가들 덕에 나름 절반은 성공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아직은 구독자 수도 적고,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난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내 꾸준함에 감사하며, 나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이렇게 차곡차곡 6개월을 모아 둔 글이 170 개가 넘고, 전체 글 조회수도 50만을 바라보게 되었다. 물론 시작이 반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미미한 조회수를 기록한 글들로 처음은 넘쳐났지만 내 글이 쌓이기 시작하고 '설마', '리얼'이라는 말들이 내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글들을 쓰면서 가끔은 오지도 않은 미래에 마음이 요동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난 동요하지 않았고, 마음을 진정시켜 다음 날도 글을 썼다. 앞으로도 내 글쓰기는 계속될 것이고, 사그라들지 않는 불꽃처럼 내 가슴 한편을 따뜻하고, 환하게 밝힐 것이다.

   작은 시작에서 비롯된 글 쓰기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출간 작가'라는 처음 가졌던 그 꿈만큼은 가슴속에 품고 오늘도 쓰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라는 마음으로 희망하지만, 그리 가깝지 않더라도 난 내 이야기를 쓰는 오늘이 좋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아마 그 이유뿐이지 싶다. 글을 쓰고 난 뒤에는 다른 마음들이 복잡하게 얽히겠지만. 그래도 나는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 나의 글쓰기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아니, 평생 진행형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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