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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바라기 Sep 14. 2020

내게 주말 아침이 소중한 이유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주말을 보내는 나의 일상의 잔상

아가씨들~ 일어나요. 아들 아침 먹자!



최근 이주일 동안 야근 일수는 6일이다. 워킹 데이 10일 중 6일이니 야근하지 않은 날보다 야근한 날이 더 많은 요즘이다. 어제(금요일)도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온 게 밤 11시. 늦은 귀가에도 아무도 자는 사람 없이 하루를 고생하고 돌아온 가장을 반갑게 맞아주는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우리 집. 씻고 나와 마시는 맥주 한 캔이 기가 막히게 시원하고 좋았다. 이 또한 이리 따뜻한 가족이 있어 더 그러지 않을까 싶다.



울려대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다행히 주말 아침이다. 지친 일상에서 조금은 여유로운 주말로의 복귀. 주말 아침이면 글 쓰기 너무 좋은 환경이 내게 선물같이 주어진다. 선 듯 들어온 가을이 주말 아침의 갬성을 더 간지럽힌다. 조용히 앉아 잔잔한 재즈 피아노 소리 들으며 '타닥, 타다닥' 내손을 떠난 내 생각이 어느새 노트북 빼곡히 글로 채워진다. 가득 채워진 메모장  위의 글자들을 보면 공복도 잊을 만큼 배가 부른 것 같다.


한 시간 정도를 이렇게 글쓰기에 푹 빠져 시간을 보내고 나면 가족들을 위한 아침 식사 준비가 내게 유일하게 남은 오전 미션이다. 몇 년을 해와서 그런지 가족을 위한 아침 밥상을 차리는 것은 평범한 일상이기도 하지만 가족들의 주말 아침을 여는 의식 같기도 해서 내겐 경건하면서도 책임감과 흥미까지 느껴지게 한다.

 

오늘 아침은 지난 주말에 사둔 짜장분말을 이용해 짜장 덮밥을 만들었다. 돼지고기, 감자, 당근, 양파, 호박 그리고 청양고추까지 넣어줬더니 조금은 매콤한 짜장 소스가 완성됐다.  달걀프라이까지 우리 가족 인원에 맞게 준비하고, 난 아이들과 아내를 깨웠다.


따뜻하게 덥힌 밥 위에 달걀프라이를 넣고, 그 위를 적당히 짜장 소스로 덮어서 내어놓았다.  다들 맛있게 한 입씩 입에 넣고 먹으니 기분이 더 좋아진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난 주말 아침이라 좋았는데 정성껏 요리한 음식을 잘 먹는 가족들을 보니 기분이 한껏 좋아진다. 내일 아침에는 시원한 콩나물국에 두툼한 아빠표 계란말이를 내어놓을까 싶다.


지친 주중의 업무에서 충전이 필요한 날이 오면 어김없이 내 방전된 몸을 충전해 주는 시간. 내겐 나만의 시간도 주어지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는 그런 주말 아침이 좋다. 다음 주도 바쁜 한주의 일상이 나를 기다리겠지만 늘 그러했듯이 내겐 다음 주 주말이 있어서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내겐 그런 의미의 주말이다.


깊어가는 가을, 여러분의 주말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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