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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건축의 인문학]12편. 스플릿

—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과 살아 있는 고대

by 이안

1. 서두 — 현장 묘사와 문제 제기


크로아티아의 아드리아 해안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바다와 맞닿은 하얀 석조의 도시가 눈에 들어온다. 그 중심에는 마치 고대의 요새 같은 건축물이 서 있다. 스플릿의 심장,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이다. 1700년 전 로마 황제가 자신의 은퇴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세운 이 궁전은 단순한 폐허가 아니다.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그 안에 살고, 장을 열고, 음악회를 연다.


고대 로마의 황궁이 도시의 골격이 되어
살아 숨 쉬는 광경은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어렵다.



① 스플릿 전경 (바다와 맞닿은 도시)


2. 역사적 배경 — 디오클레티아누스와 로마의 분열


디오클레티아누스는 284년 황제로 즉위해 로마 제국의 위기를 수습한 인물이었다. 그는 제국을 동서로 분할하고, 테트라르키아(4분할 통치)를 도입해 행정과 군대를 재정비했다. 그러나 305년 그는 스스로 황제의 자리를 내려놓고, 고향 달마티아 해안의 스플리트에 은퇴 궁전을 건설했다.


로마 황제가 자발적으로 은퇴한 유일한 사례였다.
이 궁전은 곧 그의 마지막 거처이자 무덤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스플릿의 중심부는 이 황제의 결단에서 시작되었다. 바닷가에 바로 면한 궁전은 단순한 주거가 아니라, 하나의 자급자족 도시였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직사각형 구조 안에는 신전, 병영, 목욕탕, 정원이 함께 배치되어 있었다.


②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상상도+ 현재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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