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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건축의 인문학]13편. 산마르코 대성당

— 비잔틴과 고딕의 혼융, 빛과 황금의 신학

by 이안

1. 서두 — 물 위 도시의 심장


베네치아의 수로를 따라 곤돌라가 미끄러지듯 나아가면, 도시의 심장부에 이르러 갑자기 시야가 트인다. 바로 산마르코 광장이다. 사방을 성대한 건축물들이 둘러싼 가운데, 눈앞에 서 있는 것은 황금빛 돔과 화려한 파사드를 자랑하는 산마르코 대성당. 마치 육지가 아닌 물 위에 세워진 궁전 같고, 이국적인 곡선과 빛의 반짝임이 동방의 낯선 신전을 연상시킨다. 여행자들은 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압도당한다.


“이곳은 정말로 유럽인가, 아니면 비잔틴의 연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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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산마르코 광장 전경


2. 역사적 배경 — 성인의 유해와 도시의 정체성


산마르코 대성당은 단순한 교회가 아니라 베네치아 공화국의 정체성 그 자체였다. 828년, 베네치아 상인 두 명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성 마르코의 유해를 몰래 가져와 이곳에 안치했다. 유해는 돼지고기 바구니 속에 숨겨져 이슬람 세관의 눈을 피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성 마르코는 복음서를 기록한 사람 중 한 명으로,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 되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종교적 사건이 아니라, 베네치아가 비잔틴 제국과 서방 라틴 세계 사이에서 독자적 위상을 확립하는 정치적 선언이었다. 성인의 무덤 위에 지어진 산마르코 대성당은 곧 “베네치아의 성스러움”을 상징했고, 이후 도시의 모든 의례와 권위가 이곳에서 출발했다.


베네치아 공화국의 최고 지도자의 즉위식, 국가적 승리의 축제, 외국 사절단 접견 모두가 이 성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3. 건축학적 분석 — 비잔틴과 고딕의 혼융


산마르코 대성당의 기본 구조는 11세기 완공 당시의 비잔틴 양식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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