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탑과 신들의 우주
남인도 타밀나두주의 도시 마두라이. 좁은 골목과 시장을 지나 돌연 하늘로 솟은 거대한 탑이 눈에 들어온다. 높이 50미터가 넘는 남탑, 고푸람(Gopuram)이다.
눈부신 색채와 신상(神像)으로 가득한
그 정면은 마치 신들의 우주를 조각해 놓은 듯하다.
햇빛 아래 반짝이는 수천 개의 형상은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누가, 언제, 어떻게 이 탑을 세웠을까?
그리고 왜 이렇게까지 정교해야만 했을까?”
미낙시 암만 사원의 남탑은 단순한 종교 건축이 아니라, 인도 문명이 쌓아 올린 세계관의 압축본이다.
① 남탑 전경 (다채로운 조각과 탑의 전체 모습)
미낙시 사원은 기원전 6세기경부터
마두라이 지역에 형성된 사원 전통 위에 세워졌다.
지금의 구조는 16세기 나약 왕조(Nayak dynasty) 때 완성된 것이다. 당시 타밀 지역은 힌두교 문화의 중심지였고, 왕조는 종교적 권위를 세우기 위해 거대한 사원을 건립했다. 남탑은 그중에서도 가장 웅장한 상징물이었다. 건설에는 수십 년이 걸렸으며, 왕조의 부와 장인들의 솜씨가 총동원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미낙시 사원이 단순히 종교 시설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심장이었다는 사실이다.
시장과 길, 행정과 축제의 중심이 모두 사원에 연결되었고,
남탑은 도시 어디서나 보이는 ‘신성의 지평선’이었다.
남탑은 일종의 ‘돌로 지은 산’이다.
힌두 신화 속 우주산 메루(Meru)를 모방한 이 탑은,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신들의 세계에 가까워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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