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길과 돌길이 엮은 티베트의 노래
여강(麗江)에 들어서면, 공기가 다르다. 옥룡설산(玉龍雪山)의 눈빛이 골목마다 흩뿌려지고, 돌길 사이로 물이 흐른다. 집 앞의 수로에서 아이들이 장난을 치고, 장인들은 목조 창틀을 손질한다. 낮에는 바람이 분다. 고산의 냉기 속에 햇살이 부서지고, 밤이 오면 등불이 하나둘 켜지며 도시가 별처럼 반짝인다.
여강은 도시라기보다 노래처럼 흐르는 생명체 같다.
인간의 숨결과 자연의 리듬이 한 곡의 선율로 엮여 있다.
① 흑룡담(黑龍潭)에서 본 설산과 수면 전경
여강(麗江)은 오래전부터 나시족(納西族)의 고도(古都)였다. 송(宋)대부터 청(淸)대에 이르기까지, 중원(中原)과 티베트(西藏), 미얀마(緬甸)를 잇는 차마고도(茶馬古道)의 중심이었다. 차(茶)와 말(馬), 소금과 은이 오가던 교역로의 중추였으며, 여강은 문화의 교차로로 성장했다.
목씨(土司木氏) 왕조는 이 지역을 다스리며
한족(漢族) 건축과 티베트 양식을 절묘하게 융합했다.
돌과 나무, 물과 바람으로 세워진 여강의 가옥들은
권력의 표식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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