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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Nov 27. 2020

아 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그대 나의 사랑아

-스타가 사랑한 최고의 가사 한 줄 – with 음악 평론가 임진모-

사내 가슴속의 ’ 눈물과 열정을 담은 가사 [킬리만자로의 표범]     


대학 동기 중에 노래방에만 가면,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부르는 친구 S가 있다. 그 친구는, 악명 높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그 긴 가사를 다 외우는 건지, 아니면 슬쩍슬쩍 모니터를 ’ 커닝‘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노래방에서 눈을 감고도 그 노래를 잘도 부른다.      


그래서 대학 동기들은 [킬리만자로의 표범] 노래방 번호를 외워두었다가, 그 친구와 함께 가면 번호를 미리 눌러준다. 친구 S가 이 노래로 대학 동기들 사이에서 워낙 인기를 끄니까, ’ 원조는 S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 ‘라면서 등장한, 친구 J도 있었다. J도 노래방에 가면 꼭, 한국 가요 사상 가장 긴 가사의 이 노래를 부르는데, J는 눈을 뜨고 부른다. 그러니 아무래도, [킬리만자로 표범] 원조 논쟁의 승자는 아마도 친구 S인 거 같다.      


<조용필 8집 앨범 앞면.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수록된 조용필 8집은, 자그마치 35년 전인 1985년 11월에 발표되었다. 이 앨범을 발매했던 지구레코드사 관계자 사이에서는 사상 초유의 긴 가사 때문에 이 노래를 수록하는 것과 관련해서 “말도 안 된다”면서 논란이 많았었다. 하지만, 당시 지구레코드사 임정수 대표의 결단으로 실릴 수 있었다. 그리고 음반사 관계자들의 걱정과는 달리 이 노래는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게다가 당시엔 3분짜리 노래가 아니면 라디오에서 듣기 어려웠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방송국 PD들은 러닝타임이 5분 23초나 되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하루 종일 틀어댔다.>      


양인자 선생이 작사한 이 노래의 가사는, "킬리만자로의 정상 부근에는 말라 얼어붙은 표범의 시체가 하나 있다. 그 높은 곳에서 표범은 무엇을 찾고 있었던 것일까…“라는, 헤밍웨이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에서 영감을 받은, 우리나라 가요 중 단연 최고의 가사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앞 부문에 조용필이 마치 랩을 하듯이 읊조리는 부분이 너무 길어서, 조용필 본인도 3년~4년 동안 모니터가 없으면 이 노래를 무대에서 부를 수 없었다고 한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50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사업과 가정에서 유난히 아픔이 많았던 대학 동기 S는, 바닥을 칠 때마다,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 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라며, 두 주먹에 다시 힘을 불끈 쥐었던 거다. 친구 S는 인생의 큰 고비에서 쓰러질 때마 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를 목놓아 부르면서,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에 잠재된, ‘눈물’을 다 토해내고 다시 웃을 수 있었던 거다.       


---------아래 기사 링크에서 계속됩니다--------

http://www.24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0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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