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 이적 -
“헤매는 것은 훈련을 필요로 한다.
헤매는 사람에게 거리의 이름들이 마치 마른 잔가지들이 뚝 부러지는 소리처럼 들려오고,
움푹 패인 산의 분지처럼 시내의 골목들이 그에게 하루의 시간 변화를 분명히 알려줄 정도가 되어야 도시를 헤맨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나는 늦게 배웠다.”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 / 발터 벤야민-
후배 PD : 선배 이 사람 한번 만나봐, 언제까지 그렇게 시름시름 앓으면서 살래?
피터팬 : 누군데?
후배 PD : 내가 아는 언니인데 좋은 사람이야, 나이는 선배보다 네 살이 많지만... 어때? 괜찮지?
피터팬 : 사랑하는 동생아~ 금융계에서 잘 나가는 사람이 나 같은 가난뱅이 실업자를 만나겠니?
후배 PD : 아니야 피터팬처럼 철은 없지만 영혼이 맑은 선배 같은 남자를 좋아한대!
그러니까 꼭 만나봐 알았지? 내가 선배 생각해서 정말 어렵게 자리 만든 거야~
“저기 [정오의 희망곡] 녹음 스튜디오에 앉아 있는, 저 작가 예쁘지 않아요?”
- 피터팬 :좋아하는 후배가 갑자기 제안을 해서 엉겁결에 승낙을 해버렸지만 아무래도 저는 아직 누군가를 만나기엔 용기가 없어요. 죄송합니다. 많이 결례가 된 듯합니다.
- 소개팅 여 : 네 알겠어요. 그렇게 해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뮤지션 이적의 위대함은 그가 쓰는 아름다운 멜로디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삶을 깊이 있게 통찰하는 가사가 받쳐주는 힘이 크다고 피터팬 음악 PD는 생각한다. 2017년 겨울에, 이적의 미니앨범을 통해서 발표된 [나침반] 역시,
필자의 최애곡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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