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떠나간다

by 이안

2025년 1월

파주의 밤하늘.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보이는 가장 큰 별이 목성이고

그 아래 약간 왼쪽에 위치한 게 황소자리의 주별인 알데바란이다.


그리고 보이진 않지만 더 아래쪽으로 천왕성이 있고

오른쪽으로

북반구 겨울 별자리의 심장인 오리온좌가 있다.


파주시에 왔다.

대학 친구네 집이다.

이렇게 내 나이가 쉰다섯 살이 넘어서도


대학 시절 1980년대 고대 앞

허름한 하숙집에서 자취를 하던 친구의 집을 가듯이


편하게 염치도 없이 친구네서

잠을 잔다는 게

좋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다.


좋은 건

아직까지도 이렇게

염치를 따지지 않아도 되는 친밀한 친구가 있다는 것이고,


서러운 건

그 친구나 나나

우리가 쉽게 떠날 수 있는

그리하여,

무겁게 머무를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제자리를 떠나겠지만

우린 지금

이렇게 흔들리며 어디론가 떠나고 있다.


창백한 겨울의 새벽하늘을

바람시린 별들이

어디론가 떠나 듯 흘러간다.


#친구

#우정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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