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왜 주관적인가?
밤은 고요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결코 조용하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믿고 싶지만,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알기에, 사람들은 확실한 것을 좇습니다.
그 확실함은 통계, 과학, 제도, 여론의 이름으로 우리를 안심시키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묻지 않습니다.
나는 정말, 진리를 원하는가?
아니면, 확신이 주는 평온만을 원하는가?
한 철학자가 어두운 광장에서 질문을 던집니다.
그 곁에, 외투 깃을 세운 채 사색에 잠긴 또 다른 이가 서 있습니다.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같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왜 너는, 진리가 주관적이라 말하는가?"
"나는 진리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 진리는 내 안에서 불타오르지 않으면, 나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주관적 진리란, 삶을 건 고백입니다. 나에게 진리는 사유가 아니라, 존재의 방식입니다."
소크라테스: 그대가 말하는 '삶을 건 진리'는 무엇인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인가?
키르케고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죽음을 두려워하는 나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진리를 향한 열망은 불완전함 속에서 더욱 뜨겁습니다.
소크라테스: 그렇다면 그대의 진리는 보편성을 잃는 것 아닌가?
키르케고르: 보편성은 언어의 껍질 속에 갇힌 진리일 수 있습니다.
내가 말하는 진리는, 각자의 고뇌 속에서 피어나는 불꽃입니다.
그것은 증명할 수 없고, 다만 살아낼 수 있을 뿐입니다.
소크라테스: 그런 진리는 어떻게 검증되는가?
키르케고르: 삶이 검증합니다. 고통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랑, 침묵 속에서도 지켜지는 믿음.
그런 진리가 존재한다면, 그는 이미 자신의 실존을 통해 그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키르케고르는 19세기 덴마크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였습니다.
그는 객관적 보편 진리를 추구하던 기존 철학에 반기를 들고, "실존적 진리"를 강조합니다.
진리는 논리나 개념이 아니라, 개인의 실존 속에서 확인되는 살아 있는 것입니다.
하이데거, 야스퍼스, 사르트르 등 이후 실존주의 철학자들에게 결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1)실존(existence): 추상적 인간이 아닌, 고뇌하고 선택하며 실수하는 구체적 인간 존재를 말함
2)주관적 진리: 내 삶 전체로 증명되고 체화된 진리. 객관적 설명이 아닌 존재적 고백의 진리
3)실존철학: 보편성보다는 개인의 선택, 불안, 책임을 철학의 중심에 둠. '철학은 삶과 떨어질 수 없다'는
전제 위에서 발전
키르케고르의 속마음:
"나는 철학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다만,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이 삶의 무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싶었다."
소크라테스의 속마음:
"그는 답하지 않았다. 그는 살아냈다.
나는 질문으로 사람을 흔들었지만, 그는 고요로 나를 되돌려세웠다."
다음 편에서는, 키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을 중심으로 ‘절망’이라는 실존적 개념을 탐구합니다.
“절망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은 단순한 심리학적 질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존재론적 통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