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하는 나’의 해체와 환상
“내가 나라는 것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렇게 믿습니다. 과거를 기억하고, 과거의 나를 떠올리고, 그 기억들이 이어져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기억이 이어진다고 해서, 그 기억의 중심에 실제로 ‘동일한 나’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기억하는 나’는 정체성이 아니라, 그저 흐름 속에서 생겨난 하나의 착각일지도 모릅니다.
초기불교에서 기억은 ‘식(識)’의 작용 중 하나로 간주됩니다. 식은 감각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인식 기능이며, 과거의 정보들을 저장하고 끌어올리는 작용을 포함합니다.《쌍윳따 니까야》에 따르면,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과거의 기억은 현재의 조건에 따라 떠오른다.”
즉, 기억은 언제나 ‘지금-여기’의 조건에 의해 구성되며, 그 자체로 독립된 실체나 중심이 아닙니다. 기억은 무상합니다. 항상 정확하지도 않고, 항상 존재하지도 않으며, 항상 동일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불교의 관점에서 기억은 ‘무아(無我)’한 법이며, 그 기억의 주인이라는 ‘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닙니다.
대승불교 유식학에서는 기억을 보다 심층적인 의식의 작용으로 설명합니다.
무착과 세친은 유식설에서 다음과 같은 의식의 구조를 제시합니다:
① 제5식: 감각을 받아들이는 의식 (눈, 귀 등)
② 제6의식: 개념적 인식과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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