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어질 결심 × 햄릿
2022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형사 해준(박해일)은 용의자 서래(탕웨이)를 쫓다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확인하지 못한 채 이별하게 됩니다.
영화 후반부, 두 사람은 마지막 무전 통화를 합니다.
그녀는 사랑을 고백하지 않고, 떠나며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이 말은 단지 이별의 이유가 아닙니다.
그녀는 그가 무엇을 듣지 않았는지 끝내 말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애써 침착하게 말하면서,
사랑과 절망을 동시에 발설합니다.
말은 있었지만, 들은 이는 없었습니다.
이것은 사랑의 실패가 아니라 청취의 실패입니다.
이 한 문장은 관계의 모든 층위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오직 혼자만이 진실에 도달한 사람의 고백으로
남습니다.
"I will speak daggers to her,
but use none."
— 『햄릿』 3막 2장
“나는 그녀에게 비수 같은 말을 던지되, 손은 대지 않으리라.”
햄릿은 아버지의 유령으로부터,
어머니 거트루드와 숙부 클로디어스의 부정을 들은 후
내면의 분노와 진실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이 말은 햄릿이 어머니에게 진실을 말하려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그는 복수자가 되기를 주저하며, 말의 힘에 기대려 합니다. 비수는 손이 아닌 혀로 들이댑니다.
이 대사는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말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알면서도 그 말로써 진실을 꺼내고자 하는 언어 윤리의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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