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오락과 새로운 공동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유럽은 폐허 위에서 다시 살아야 했습니다. 정치적 불안정, 전쟁 부채, 인플레이션, 실업은 대중의 삶을 옥죄었지만, 역설적으로 이 시기는 ‘오락과 집단적 즐거움’을 갈망하는 사회적 에너지가 분출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도시의 광장과 경기장, 어둑한 영화관, 집 안 거실의 라디오 수신기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만들어냈습니다.
도널드 서순은 이를
“불안의 시대에 사람들을 하나로 묶은 비가시적 끈”이라 불렀습니다.
독일의 한 기자는 1924년 올림픽을 보며 “경기장에서 수만 명이 동시에 호흡할 때, 전쟁의 균열이 잠시 봉합되는 듯하다”라고 썼습니다. 이런 경험은 곧 유럽 사회가 새로운 ‘대중의 시대’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였습니다.
스포츠는 단순한 신체 활동이 아니라 사회를 조직하는 거대한 의식이 되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주말마다 열리는 축구 경기가 지역 정체성을 대변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대결은 단순히 두 팀의 승패가 아니라, 공업도시의 자부심과 항구도시의 전통이 충돌하는 상징이었습니다.
이탈리아 무솔리니 정권은 1934년 월드컵을 국가적 이벤트로 만들었고, “승리는 곧 파시즘의 승리”라는 구호를 퍼뜨렸습니다. 프랑스의 한 노동자 신문은 “우리의 가난한 삶에서, 구장에 들어서는 순간만큼은 모두가 동일하다”는 글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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