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라집의 금강경]1.구마라집 금강경을 번역하다

by 이안

1. 인트로 — 시대와 장면


서기 5세기 초, 후진(後秦)의 장안(長安)은 불교(佛敎) 번역의 중심지였습니다. 서역(西域)과 인도(印度)에서 온 경전들이 낙타 행렬을 따라 궁궐로 들어왔고, 번역원(飜譯院)에는 수십 명의 역경승(譯經僧)과 필사승(筆寫僧)이 모였습니다.


구마라집(鳩摩羅什, Kumārajīva) 스님은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는 구자국(龜玆國)에서 태어나 청년 시절 인도 나란다 사원에서 학문을 닦았으며, 불교 교학(敎學)과 언어학에 모두 능통했습니다. 정치적 격변 속에 후진으로 불려 와 포로가 되었지만, 황제 요흥(姚興)은 그를 억류하지 않고 번역에 전념하게 하였습니다.


그가 번역한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은 반야경(般若經) 대계(大系)의 한 축으로, 마음의 집착을 부수고 지혜를 여는 문을 제시하였습니다.


2. 구절 제시 — 구마라집 번역본 & 현장 번역 비교


구마라집 번역: 應無所住而生其心(응무소주이생기심) — “응당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

현장(玄奘) 번역: 應無所住, 而行於布施(응무소주, 이행어보시) —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보시를 행하라.”



한문 문법으로 보면 ‘應(응)’은 권고를 나타내고, ‘無所住(무소주)’는 어느 곳에도 머물지 않음을 뜻합니다.

구마라집은 ‘生其心(생기심)’을 ‘마음을 내다’로 옮겨, 행위의 주제 대신 마음의 상태를 강조하였습니다.
현장은 ‘行於布施(행어보시)’를 넣어 보시라는 구체적 실천을 지시하였습니다.


짧지만, 이 구절은 금강경 전체 사상을 압축한 문장으로, 이후 선종(禪宗)에서 좌선(坐禪)과 관행(觀行)의 핵심 지침이 되었습니다.


3. 구마라집의 해석 — 번역 철학과 의미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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