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말, 파리·런던·빈은 귀족의 살롱을 넘어 거리와 광장이 예술의 무대가 되었다. 새로운 기차역과 박람회장은 단순한 교통·산업 시설이 아니라, 인류가 만든 가장 거대한 전시장이었다.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공개된 에펠탑은 300미터 높이로 솟아올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 되었고, 200만 개의 리벳과 7,300톤의 강철이 예술적 상징으로 변모했다.
당시 <르 탕(Le Temps)>지는 “하늘을 찌르는 괴물”이라 혹평했으나, 박람회 기간 중 200만 명 이상이 탑을 방문하자 비판은 곧 찬사로 바뀌었다.
도널드 서순은 이를 “대중이 예술과 기술을 동일한 경외심으로 바라본 첫 순간”이라 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