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끝에 놓인 우물가, 나는 물에 비친 내 얼굴을 오래 바라보았다. 햇살은 수면 위에서 반짝이며 얼굴을 일그러뜨렸고, 파문이 이는 순간마다 나는 다른 아이의 눈을 마주한 듯했다. 그늘은 낮보다 더 깊어서, 우물가에 발을 들이면 마을의 소음이 멀리 밀려났다.
“인간은 누구나 두 개의 얼굴을 지닌다.
하나는 세상이 아는 얼굴, 다른 하나는 스스로도 두려워하는 얼굴이다.”
그 목소리는 내 안이 아니라, 바로 옆에서 울려왔다. 고개를 드니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서 있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듯, 내가 물에 비친 낯선 얼굴을 확인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싱클레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교회 마당에서 그녀를 보았어.
이름은 베아트리체. 그녀를 바라보는 순간, 신을 본 듯했지.
하지만 동시에 내 안의 그림자도 함께 떠올랐어.”
나는 그의 말에 숨이 막혔다. 그 낯선 떨림이 내 안에도 있었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일은 단순한 동경이 아니라, 나를 꿰뚫어 보는 시선과 맞서는 일이었다. 그 순간, 데미안이 덧붙였다.
“네가 느낀 것은 단순한 사랑이 아니야.
그것은 네 안의 다른 얼굴이 빛을 찾아 고개를 드는 순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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