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X맥벡스]영화, 셰익스피어-3편

[3편: 반지하의 비극, 왕좌의 환영]

by 이안

1. 도입 — 영화의 장면과 사회적 울림


봉준호 감독의《기생충》(2019)은 자본주의 시대의 불평등을 블랙 코미디로 그려낸 영화다. 반지하에 사는 기택(송강호) 가족은 부유한 박 사장의 집에 하나둘 자리 잡으며 “기생”처럼 스며든다. 그들의 야망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영화 후반부 지하실 남자와의 충돌, 폭력과 피로 이어지는 결말은 비극적이다.


영화가 세계적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단순히 한국 사회의 현실 때문이 아니라, 이 불평등의 구조가 인류 전체에 내재한 모순을 찌르고 있기 때문이다. 봉준호 특유의 리듬은 웃음을 허락하다가, 그 웃음이 곧바로 피로 물드는 순간 관객을 덮친다.


《기생충》은 한 가정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우리 시대 자본주의 체제의 숨겨진 초상이다.
관객은 반지하의 창문 너머로 스며드는 빛을 보면서,
자기 자신의 자리를 돌아보게 된다.


2. 셰익스피어의 대사와 맥락


“Life’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tage and then is heard no more.”
— 『맥베스』 제5막 제5장“
"삶은 걷는 그림자, 무대 위에서 잠시 으스대다 사라지는 하찮은 배우일 뿐.”


이 대사는 권력의 정점에 올랐다가 모든 것을 잃은 맥베스가 토해내는 절망이다. 그는 권력을 얻기 위해 수많은 피를 흘렸지만, 마지막에 깨닫는 것은 삶의 허무와 인간 존재의 덧없음이다.


셰익스피어는 이 구절을 통해 욕망과 권력, 그리고 파멸의 구조를 압축했다. 맥베스가 본 세상은 허무의 무대였고, 그 무대 위에서 인간은 그림자처럼 덧없이 스쳐갔다. 그러나 이 허무는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권력과 욕망이 만든 비극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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