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막의 모래 위에 질서를 세운 자
7세기 초 아라비아 반도는 지도 위의 공백지였다. 거대한 제국들 사이에 끼인 사막은 중앙 권력이 존재하지 않았고, 수십 개 부족이 흩어져 살았다. 부족들은 서로 다른 신을 섬겼고, 생존을 위해 약탈과 동맹을 반복했으며, 사막 상업로의 요충지 메카는 신성한 금역(禁域)이자 중립지로만 유지되었다.
그곳에서 무함마드는 고아 출신의 상인으로 성장했다. 그는 낙타 행렬을 따라 수리아, 팔레스타인, 예멘까지 다니며 여러 종교와 문명을 목격했고, 메카의 쿠라이쉬 부족 귀족들이 부의 독점과 우상숭배로 타락하는 모습을 보았다. 사람들은 더 이상 신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신앙은 삶의 중심이 아니었다.
무함마드는 바로 이 분열된 세계의 중심을 세우려는 시도였다.
그는 예언자였지만, 동시에 사막을 하나의 세계로 만들려 한 건축가였다.
무함마드는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친척 집을 전전하다가 상업 행렬에 참여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정직함으로 ‘알 아민(신뢰할 만한 자)’이라 불렸고, 부유한 과부 카디자와 결혼해 상업 네트워크를 주도했다. 메카는 홍해와 페르시아만을 잇는 교역 중심지였지만, 부의 집중은 불평등과 갈등을 낳고 있었다.
쿠라이쉬 귀족들은 가난한 자들을 착취했고, 카바 신전은 수십 개 부족 신상으로 가득했다. 무함마드는 이 상업 구조를 누구보다 잘 이해했기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힌 부족들을 하나의 규범으로 묶지 않는 한 이 구조는 곧 무너질 것이라 보았다.
그가 꾸란에서 반복해 강조한 정의·구제·상호부조는 신앙적 계율이면서
동시에 상업 도시의 붕괴를 막기 위한 사회적 설계도였다.
무함마드는 메카의 분열을 ‘윤리의 결핍’으로 진단했고,
이슬람은 그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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