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는 무서운게 아니다. 나쁜 것도 아니다. 이건 단순한 병이니까.
정신과 진료를 받다보면 여러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특별히 아는 사람이 생긴 건 아니지만, 오며가며 만나는 다른 사람이 어떠한 정신과적인 문제를 안고 있을지, 어림짐작하는 눈치가 생긴다.
그러다보면 정신과 병원에 찾아오고서도 어딘가 죄책감을 가진 듯한 사람도 간간히 찾아볼 수 있다.
왜 그럴까? 당신은 단순한 환자고, 여긴 병을 치료하러 왔을 뿐인데.
진료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몇 가지를 적어보려 한다.
의학적인 지식과 자세한 정보와 진단을 원한다면 가까운 정신과 병원에 방문하거나 병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정보글을 보시라.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정신과 병원에서는 주로 약물을 처방한다. 항우울제, 수면제 외 기타 향정신성약물들 말이다.
환자가 어떤 증상을 겪고 있는지 의사에게 알려주면, 의사는 그 증상들을 바탕으로 가능성이 높은 병을 추린 후, 그 약에 맞는 약물을 처방해 줄 것이다.
효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항우울제에 대한 소개를 보면 우울증은 약물치료를 시작한 후 2주에서 한 달 사이에 완화된다고 했지만, 사실 난 그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
다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약물치료를 받는 중에도 주관적인 고통이 느껴진다면 의사에게 털어놓는 것이 좋다. 그러면 의사는 적절한 질문이나 병의 경과에 맞춰 약물을 조정해줄것이다. 특별히 의사가 내게 관심을 쏟지 않는 것 같다면 다른 병원을 찾아가도 좋다.
상담치료는 병원과 의사에 따라 제공할 수도, 제공되는 질이 천차만별이다. 병원에 처음 찾아간 날, 의사가 나에게 얼마나 긴 시간을 할애하는지를 보면 대체로 상담치료를 얼마나 제공해주는 지를 알 수 있다. 심도깊은 상담치료를 원한다면 상담센터를 찾아가보는 것도 좋다. 당신에게 잘 맞는 전문가를 만나길 바란다.
정신과 병원에서는 마음이 아니라 뇌와 호르몬을 다룬다고 보는 것이 사실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정신과 질병들은 마음과 천성의 약함이 아니라, 호르몬 조절의 장애로 설명된다.
당신의 심리와 마음감정 상태는 호르몬 대사에 의한 결과물이거나,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기 쉬운 구조로만 존재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보다 환자의 마음이 편해진다. 병은 내 의지와 관계없이 찾아오는 것이고, 정신과 질환은 뇌의 호르몬 균형이 깨져서 생긴 병이다. 병이 찾아왔다고 해서 그것이 내 마음과 심리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은 세상에 많을 것이다. 그러면 한 번 돌이켜 생각해보자. 그 사람이 내게 정신병을 만들어 준 사람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