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숑로제 Oct 21. 2016

최고의 엄마

2016.10.20.





엄마표 간식 vs 마트 과자




요즘 부쩍 아이들이 과자를 찾는다.


새로운 자극을 끊임없이 찾는 것은 발달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간식에서도 매번 새로운 것을 달라하니 매번 기대에 부응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 '새로운 자극'면에서 내가 만든 간식이 마트 과자를 이기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각 제과회사에서 개발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신제품을 개발해서


오색찬란한 봉지에 진공포장까지 해서 출시한 과자를


이 재주 없는 엄마가 어찌 이길 수 있단 말인가.  


(거기에다 뽀로로 캐릭터 들어가면 이건 그냥 게임오버)



홈메이드 간식, '핫케익'



인스턴트는 최대한 덜 먹이고 싶은 게 이 애미맘.


요즘 홈메이드 간식의 다양화를 자체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그래 봤자 아주 가끔이지만 하다 보니 떡파이, 쿠키, 견과류 바를 거쳐 핫케익까지 선보이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핫케익은 녀석들에겐 참으로 신세계였다.


"오늘 엄마가 간식으로 핫케익 만들어 줄 거야"


하고 핫케익 믹스 봉지를 흔들어 보여줄 때였다.


오늘도 우유에 시리얼이나 타 먹나 했을 녀석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게다가 이름도 심상치 않은  '케.익.'을 만들어 준다니 이름부터 맘에 드는 모양이다.


"엄마, 진짜 케이크 만들어 주는 거야?"


"어, 이름이 핫케익인데, 생일 축하할 때 먹는 그런 케이크는 아냐"


"와... 진짜 맛있어 보인다. 나 딸기 많이 넣어줘!"


"뭐 딸기?"







내가 흔들고 있는 핫케익 믹스 봉지에 그런 사진이 있는 줄 나도 몰랐다.


세 장의 핫케익 사이에 생크림 듬뿍,


빨간 딸기도 센스 있게 토핑 되어 있었다.


이건 영락없는 특별한(?) 케이크의 모습이었다.





'최고의 엄마'(?)로 만들어준
생크림




그 날은 시럽만 잔뜩 뿌려먹었지만 그 이후로 현이가 생크림 타령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 결국 제과점에 들려 생크림을 공수해왔다. (딸기는 요즘에 못 구한다고 고객님들께 최대한 양해를 구함)


별거 아닌 생크림에 아이들은 광분했다.





생크림을 손가락으로 쏙 빨아먹은


진이가 나에게 소리쳤다.


"엄마는 최고의 엄마예요!"


뭐 이런 광고에나 나올법한 멘트는 뭐...




뜬금없이 '최고의 엄마(?)'라니 좋긴 한데,


고작 이런 거에 감동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녀석들 참 별거 없다.


허허.




+

그나저나

핫케익도 한 물 가면,


또 신메뉴를 선보여야 할 텐데...


접시 뻥튀기에도 환호하던 그 옛날 녀석들이 그리운 밤.




매거진의 이전글 목욕하며 수수께끼 놀이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