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0.
엄마표 간식 vs 마트 과자
요즘 부쩍 아이들이 과자를 찾는다.
새로운 자극을 끊임없이 찾는 것은 발달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간식에서도 매번 새로운 것을 달라하니 매번 기대에 부응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 '새로운 자극'면에서 내가 만든 간식이 마트 과자를 이기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각 제과회사에서 개발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신제품을 개발해서
오색찬란한 봉지에 진공포장까지 해서 출시한 과자를
이 재주 없는 엄마가 어찌 이길 수 있단 말인가.
(거기에다 뽀로로 캐릭터 들어가면 이건 그냥 게임오버)
홈메이드 간식, '핫케익'
인스턴트는 최대한 덜 먹이고 싶은 게 이 애미맘.
요즘 홈메이드 간식의 다양화를 자체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그래 봤자 아주 가끔이지만 하다 보니 떡파이, 쿠키, 견과류 바를 거쳐 핫케익까지 선보이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핫케익은 녀석들에겐 참으로 신세계였다.
"오늘 엄마가 간식으로 핫케익 만들어 줄 거야"
하고 핫케익 믹스 봉지를 흔들어 보여줄 때였다.
오늘도 우유에 시리얼이나 타 먹나 했을 녀석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게다가 이름도 심상치 않은 '케.익.'을 만들어 준다니 이름부터 맘에 드는 모양이다.
"엄마, 진짜 케이크 만들어 주는 거야?"
"어, 이름이 핫케익인데, 생일 축하할 때 먹는 그런 케이크는 아냐"
"와... 진짜 맛있어 보인다. 나 딸기 많이 넣어줘!"
"뭐 딸기?"
내가 흔들고 있는 핫케익 믹스 봉지에 그런 사진이 있는 줄 나도 몰랐다.
세 장의 핫케익 사이에 생크림 듬뿍,
빨간 딸기도 센스 있게 토핑 되어 있었다.
이건 영락없는 특별한(?) 케이크의 모습이었다.
'최고의 엄마'(?)로 만들어준
생크림
그 날은 시럽만 잔뜩 뿌려먹었지만 그 이후로 현이가 생크림 타령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 결국 제과점에 들려 생크림을 공수해왔다. (딸기는 요즘에 못 구한다고 고객님들께 최대한 양해를 구함)
별거 아닌 생크림에 아이들은 광분했다.
생크림을 손가락으로 쏙 빨아먹은
진이가 나에게 소리쳤다.
"엄마는 최고의 엄마예요!"
뭐 이런 광고에나 나올법한 멘트는 뭐...
뜬금없이 '최고의 엄마(?)'라니 좋긴 한데,
고작 이런 거에 감동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녀석들 참 별거 없다.
허허.
+
그나저나
핫케익도 한 물 가면,
또 신메뉴를 선보여야 할 텐데...
접시 뻥튀기에도 환호하던 그 옛날 녀석들이 그리운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