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6.
"콜록 콜록 무서워 "
진이가 4살이지만 잘 따지면 36개월 좀 넘었다.
그동안 감기야 좀 걸리긴 했지만
목소리가 변하는(?) 목감기는 처음 걸렸다.
며칠 밤을 기침하다 잠에서 깼다.
그러다 걸걸해진 자신의 목소리에 딸이 말했다.
"무서워, 무서워. 으앙"
"가래가 목에 껴서 그래. 괜찮아"
라고 나는 위로했다.
어제 새벽에 잠깐 든 생각.
차마 딸에겐 말할 수 없지만,
오밤중에
여자아이가 다소 걸걸한 목소리로
머리를 흔들면서 울어대니
약간 기괴했다.
자다깬 몽롱한 와중에도
'오, 이거 엑소시스트에 나올법한...'
하며 오컬트 영화분위기를 살짝 떠올렸다.
영화를 너무 봐서 그럴지도 모른다.
때로는 쓸때없는 상상력으로 피곤해질 때가 있다.
아이가 신생아일 때
이유없이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거나
허공을 보고 방긋 웃어대면,
'왜? 왜? 혹시 내가 못 보는 것을 넌 보는거니?'
생각하며 소름이 돋은 적이 몇 번 있다.
아무튼 딸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엄마도 무서워, 빨리 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