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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숑로제 Dec 30. 2016

이웃집에 놀러 가기

2016.12.29.




육아 배터리 급속 충전


오후에 나의 친한 이웃 한비랑 님 집에 놀러 갔었다.


집에 놀러 오라는 카톡을 받았을 당시의 내 상황으로 말할 것 같으면,

오늘 눈이 '조금'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동설한 아침부터 아이들과 길바닥의 눈을 박박 긁어모아 

눈사람을 만드는 바람에 지칠 대로 지쳐있을 때였다.


그런 나에게 이웃의 깜짝 초대는 

깜빡 거리는 나의 육아 배터리에 급속 충전과 같았다.. 



그 집 아들, 준이


그 집엔 매번 볼 때마다 에너지가 화산 폭발하는 준이가 있다.

무술 시범을 보여준다며 소파와 바닥을 왔다 갔다 뛰면서

옆구르기, 발차기, 돌기, 팔 휘젓기를 동시 다발적으로 

쉴틈 없이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 집 애들을 보며 


"너네 이거 할 수 있어?"


하고 화난 듯 당찬 표정으로 말한다.


그러면 살짝 기가 눌린 숫기 없는 우리 집 애들은

무표정에 대답을 못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곤 한다.

(시범이 끝나면 나에게도 꼭 물어본다. "저 어때요? 잘하죠?"

그 자신감, 우리 애들한테 반만 떼어주면 안 되겠니...)


어찌 되었던 우리 집 애들은 

다소 과격하지만 항상 새로운 아이템과 무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준이 형아랑 노는 걸 좋아한다.


딸의 표정이 안 좋다


커피를 마시며 한창 수다를 떠는 중이었다.

식탁에 앉아서 애들 노는걸 살짝 봤더니,

진이가 준이 팔에 머리가 잡히기도 하고,

안겨서 끌려다니기도 하면서,

슬슬 표정이 안 좋아지고 있었다.


나는 걱정돼서 준이에게 살살 좀 하라고 했다.

그래도 유진이가 무서워하는 것 같아서 

진이한테 싫다고 말하라고 했더니...


"엄마, 우리 재미있게 노는 거라고!"


하며 나를 쳐다보는 진이의 표정이 

아직도 생각난다.


미안하다 딸아. 


엄마가 눈치 없어서.


.....





+


하긴, 준이 오빠가 

색다른 매력이 있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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