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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숑로제 Mar 28. 2017

3월은 '학부모 상담'의 달

2017.3.28.


이번 주는 학부모 상담 주간


6학년이라서 관심이 덜 할 줄 알았는데,

그건 나의 잘못된 판단이었다.


오히려 사춘기가 일찍 시작된 것 같다는 걱정부터

고학년이 되면서 전보다 성적이 떨어졌다는 노파심까지 

부모님들의 걱정은 다양하기도 하고 당연하기도 했다.


학부모 상담이란 게

오히려 내가 아이가 없었을 때 차라리 쉬웠다.


지금 생각하면 참 맹랑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어머님, 준비물이랑 신청서 좀 늦게 않게 바로 챙겨주세요"


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엄마가 워킹맘이고, 

특히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 경우엔

아이를 14살까지 키워낸 엄마가 대단해 보일 뿐이다.


나도 유치원에서 뭐 내라는 것도 제 때 못 낼 때도 있는데,

맞벌이를 하면서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 둘셋을 다 챙겨야 하는 엄마는 오죽할까 싶다.


또 하나.


결혼 전엔 엄마들이 왜 이리 걱정이 많나 싶었다.


친구들이랑 잘 못 어울리는 것 같다고 고민하는 엄마도 그랬고,

수학 성적이 유독 좀 안 나온다고 학원을 붙여야 하나 고민했던 엄마도,

또 아이가 너무 소심해서 걱정이라는 경우도,

그냥 아이의 하나의 특성으로 봐주면 될 것을 

뭐 저렇게 걱정을 하나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를 낳아보니 아니다.


내 아이가 


'친구들이 나랑 안 놀아주는 것 같아'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엄마는 얼마나 불안하고 아이가 딱해 보일지.

수학 성적이 안 나오면 다음 학년에 지장이 없을까 싶을 것이고,

아이가 소심하면 혹시 외향적인 아이한테 좀 치일까 걱정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7살, 5살짜리 아이를 키워봤을 뿐이라서

14살 아이를 둔 엄마의 심정은 제대로 알리가 없다.


그래서 상담이 어렵다.


상담의 스타일이 바뀌었다.


예전엔 엄마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들어주거나,

반대로 내가 어려운 교육학 용어를 써가며 아이의 행동을 어떻게 바꿀지 상담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상담 내용이 좀 다르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해질까

그래서 아이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노력하면 될지 

한 번 고민해보자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꽉 찬 오늘의 상담 스케줄



시간 약속을 잘 지켜주시는 학부모님들이라

한 분 보내고 다음분 

그리고 다음분 

그리고 또...


오늘 1분도 못 쉬고 

계속 2시간 반을 내리 상담했다.


목은 엄청 칼칼하지만 

나를 믿어주시는 학부모님들께 고맙다. 


그리고 내가 내린 커피도 맛있게 드셔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남은 상담도 힘내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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