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4.
현아.
아쉬운 마음은 이해한다만,
엄마반 학생이 혹여 그런 말할까 겁난다.
그나저나 진이가 그렇게 모범생인가 싶다.
집에서는 장난도 잘 치고
오빠와도 투닥거리는데 의외다.
저번주 유치원 상담을 갔더니
아이들도 잘 도와주고 정리도 잘한다며
칭찬을 잘해주셨다.
흐음.
우리 진이가 아무래도
이 애미를 닮은게로구나!
허허.
기특한지고...
그러고 보니 진이가 최근에
나를 빵터지게 했던 일도 굉장히 모범생스럽긴하다.
쇼핑몰에서 저녁을 먹고 걷는 중이었다.
진이가 걸음을 멈추더니 한 사진을 가르키며 말했다.
"엄마, 저런거 먹으면 안 되는거래.
얼굴이 저렇게 되니까."
진이가 가르킨 사진은,
독일 핫도그 전문점 광고 사진.
실제로 보면 이 아이 얼굴에는
굉장히 주근깨가 많다.
게다가 얼굴도 울긋불긋.
핫도그 광고에서 뜻밖의 교훈을 얻어낸
우리 진이는 아무래도 모범생이 맞는 듯.
+
사진 한장 더.
핫도그 광고 보고 바로 이어서
지하에 마트에서 장 보던 중이었다.
원예코너를 지나가는데
진이가 또 사진 하나를 가르키며 물었다.
"엄마, 저거 조심 안 해서 손 짤린거야?"
그러고보니 나도 깜짝.
보아하니 목장갑인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외국 목장갑은 고무장갑도 아니고
굉장히 탱탱하니 입체감이 살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