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숑로제 Mar 02. 2018

잔소리꾼이 되어가는 중

2018.3.1.





3월 첫날.
내일 부터 진짜 한 해살이 시작이다.

입학식을 앞둔 현이도.
새로운 유치원을 다닐 진이도.
나에게 1년을 맡기는 소중한 인연도
내일 처음 만난다.

이번주 거의 집에만 있었다.
한 두번 나갔다왔나...
한 5일을 집에만 있었더니 좋았다.
멀리 놀러가고 싶을 때도 있긴하지만,
가끔 집에서 냉장고 파먹으며
애들이랑 복작복작 티격태격 그러면
마음이 푹푹 살찌는 기분이다.
(몸도 함께 찜)

사실 긴장도 되고
아이들이 잘 적응할지 걱정도 된다.

참 살아보면 그렇다.
옛날에는 왜 저러나 싶었던 일들이
살아보면 그랬었구나 싶다.

왜 저렇게 애를 학원에 돌리나 싶었는데
집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워킹맘한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쿨하고 대범하게 할 수 있을 것만 같던 일들이
막상 나에게 닥치면 전혀 그렇지 않다.
특히 자식에 관해서는 더 그렇다.

잘 하리라 믿어의심치 않지만
내가 1학년 학부모는 처음이라
더 긴장이 되나보다.

1주일동안 틈나는 대로
아이들에게 하루 스케줄을
줄줄 외울 정도로 말해두었다.
가방싸는 방법도 알려줬다.
무겁고 큰책부터 뒤에 넣고
얇은 공책은 맨 뒤에...

첫 단추를 끼는 시기라 잔소리가 더 많아진다.
지금 안 잡으면 나중에 고치기 힘들테니까...

어젠 급기야 양말 뒤집에 벗은 건 가지고
애 둘을 앉히고 한참을 설명했다.

"현아. 진아. 너 이렇게 벗어서 빨면
시커먼거 하나도 안 빨려. 그런데 엄마가 이거 다 빼고 있을 시간이 없어.너네 양말은 너네가 잘 벗어놓아야 깨끗해진다는 거 명심해...(어쩌구 저쩌구)"

얼마나 아이들이 내 말을
알아듣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내가 점점 '굉장한 잔소리꾼'이 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찌되었든 일주일동안
몸도 마음도 충전을 했으니
이제 내일 부터 시작!


매거진의 이전글 테트리스처럼 빈틈 없던 연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